국감 주도권이 내년 대선까지?..‘강대강(强對强)’ 대치로 무조건 흔들어라

[공공뉴스=강현우 기자]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집권여당의 국정감사 파업과 여당 대표의 단식농성이 벌어졌다.

여당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국회 의사 일정을 전면 보이콧한 가운데 여당 대표는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국회 파업과 단식농성은 야당의 전유물로 인식돼 왔던 게 사실. 여당은 말 그대로 집권여당이기 때문에 국정 운영의 책임을 지는 한 축이다. 따라서 국회 파업이나 단식농성은 있을 수 없는 일.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런 여당을 두고 결국 판을 크게 흔들어 얻을 것은 얻겠다는 심산이 아니겠냐는 관측이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27일 전날에 이어 국회 여당 대표실에 앉아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의 단식투쟁 벽면에는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과 대한민국 가치와 대한민국 국회를 지키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피켓이 붙어 있다.

◆여야 강대강(强對强)대치..국감 주도권 대선까지 간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27일 전날에 이어 물과 소량의 소금만 먹으며 국회 여당 대표실에 앉아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의 단식투쟁 벽면에는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과 대한민국 가치와 대한민국 국회를 지키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피켓이 함께 붙어 있다.

이 대표는 “과거에는 이렇게 하는 걸 쇼로 봤다. 그러나 이정현이 하는 건 쇼가 아니다”라며 정 의장의 사퇴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이같은 여당의 움직임은 만약 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그냥 순순히 인정을 하게 된다면 국회의 주도권을 야당에게 완전히 빼앗길 수 있다는 현실적인 위기감이 작동한 것으로 보여진다.

때문에 앞으로의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라도 강경책으로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당의 이 같은 국정감사 파업을 통해 얻는 실익은 상당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사실 국정감사라는 것이 정부의 실정을 파헤치는 작업이다. 때문에 여당보다는 야당에게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집권여당으로서는 국정감사를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 셈.

정치권 안팎에선 여당이 국정감사 파업과 단식농성을 통해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이 같은 문제점들을 교묘히 피해가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다.

더욱이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이 국정감사를 통해 밝히겠다는 것이 야당 전략이다. 따라서 국정감사를 피해는 것이 새누리당으로서는 최선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박근혜정부에게 가장 약점이 될 수도 있는 두 재단 관련 의혹도 함께 침몰시키겠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우 대표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단식투쟁에 대해 "원래 여야간 원내에서 극한 대치를 벌어지면 당 대표들이 나서서 교착상태를 풀었던 전례가 있는데 집권당 대표가 단식농성하는 바람에 같이 머리를 맞대고 상황을 풀 대화채널이 다 끊긴 것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사진=뉴시스>

◆야3당, “여론 호도하는 약자 코스프레는 이제 그만!”

한편, 이 대표는 이번 기회에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더욱 넓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 대표는 당직자 출신이자 박 대통령의 입으로 불린 인물이다. 이 같은 이유로 비박계 인사들이나 친박계 내부에서도 탐탁치않게 여긴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이 대표는 이번 단식농성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내고 계파를 넘어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전략도 어느정도 작용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내 잡음들을 잠재우고 이번 기회에 목소리를 하나로 만들겠다는 전략도 깔려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대선 주자의 경우 박 대통령과 대척점을 이룰 공산이 크다. 하지만 강대강(强對强)모드로 전환하면서 당분간 대선 주자의 행보는 잠잠해질 수밖에 없다. 김무성 전 대표가 1인 시위 첫 번째 주자로 나선 것도 바로 이 같은 이유인 것.

문제는 여론이다. 이 대표의 단식 농성을 두고 야3당은 “국감을 파행으로 이끈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며 “여론을 호도하는 약자 코스프레는 그만 하라’고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있다.

‘국정감사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비난 속 여론을 돌리기 위한 여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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