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2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안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대기업으로부터 미르·K스포츠 재단을 위한 800억원대 출연금을 강제로 모금·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안 전 수석은 이날 1시50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 앞서 “침통한 심정”이라며 “잘못한 부분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안 전 수석은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과정과 모금에 개입했는가’ ‘박 대통령의 지시를 대행했는가’ ‘최순실씨는 모른다고 했는데 맞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 조사에서 밝히겠다”고 즉답을 피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안 전 수석은 청와대 경제수석비관 시절 최씨를 도와 재단 설립에 관여하고 직위를 남용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재단 모금을 주문하는 등 기업들을 상대로 모금 활동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안 전 수석을 상대로 두 재단 설립·운영에 개입했는지, 기업들을 상대로 재단과 관련된 모금을 강제로 요구했는지 등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안 전 수석은 관련 혐의를 부인해왔다. 그러나 정현식 K스포츠재단 전 사무총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안 전 수석과 최씨의 지시로 특정 기업에 수십억의 출연금을 요구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역시 당초 자신의 아이디어로 재단을 설립했다고 주장했지만, 최근 진행된 검찰 조사에서 “안 전 수석이 출연금 모금에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며 진술했다.

한편, 최씨는 지난달 3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최씨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안 전 수석과 함께 재단 모금에 관여 했기 때문에 직권남용의 공범이 될 수 있다.

검찰은 조사 상황에 따라 최씨와 안 전 수석의 대질 조사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수석은 지난달 30일 사표를 내고 물러났으며 검찰은 그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