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사업과 무관한 기타 부문 비중 매년 증가세..계열사 용역 사업 수주로 매출 올려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현대엔지니어링이 본업과 무관한 사업으로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어 업계의 시선이 쏠렸다.

주력 사업인 화공플랜트, 주택, 인프라·환경 이외에 그룹 계열사 등으로부터 하청업무를 도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 특히 ‘시설물유지관리’로 소개된 기타사업 부문에서의 매출은 수천억원대에 달한다.

김위철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미래먹거리 확보를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이른바 ‘부업’에 치중하고 있는 현재 모습은 구태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 매출 실적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의 사업부문은 ▲화공·전력(정유·석유화학·가스처리시설, 송변전시설, 화력발전소 등) ▲건축·주택(공장건물, 일반건축물, 첨단빌딩, 공동주택 등) ▲인프라·환경(도로, 항만, 단지조성, 상하수처리시설 등) ▲기타(시설물유지관리 등) 등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원래 화공플랜트와 설계, 시공 등이 주력 사업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현대엠코와 합병한 뒤 건축과 주택부문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이런 가운데 기타사업 부문이 눈에 띈다. 시설물유지관리 등 업무를 담당하는 곳으로 현대엠코와 합병 이후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조경사업과 경비, 미화, 통근버스 등 용역 사업을 대량 수주하고 있다.

또한 합병 이후 기타사업 부문 비중은 매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14년 기타사업 부문의 국내 매출은 3381억원으로 비중은 5.94%였다. 2015년에는 4588억원(6.24%), 2016년 3분기까지는 3424억원(6.99%)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치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주력 사업으로 꼽고 있는 화공·전력, 인프라·환경부문의 매출 비중보다 더 높은 것으로 회사의 정체성과 관련, 의문부호가 달리는 부분.

또한 일각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각종 사업을 몰아 받으면서 어마어마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현대엔지니어링이 이 같은 업무를 ‘하청의 하청’ 형태로 운영하면서 직접적인 책임을 회피하고 있고, 그룹 계열사에도 손해를 끼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와 관련,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다른 사업부문의 비중이 (기타사업 부문 비중보다) 전혀 낮지 않다”며, 일감몰아주기 지적 등과 관련해서도 “어디서 그런 말이 나온지 모르겠다”고 잘라 말했다.

김위철 현대엔지니어링 사장

한편, 김 사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방침으로 내실경영을 선언하면서 지속 성장과 리스크 관리를 당부했다.

김 사장은 “우리의 현재를 점검하고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전략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미래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미래성장동력사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성장동력사업을 통해 더욱 풍성한 사업포트폴리오를 확보해야 예측 불가능한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의 이 같은 확고한 의지가 올해 행동으로 실현될 지 아니면 말뿐인 성장으로 끝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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