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보수측의 유력 대항마로 꼽혀..친인척 뇌물혐의·박연차 게이트 등 도덕성 검증대에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2일 오후 5시30분께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10년 만에 귀국이고 금의환향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반 전 총장이 대선 출마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점이다. 중도보수 후보인 반 총장은 이미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한 상태에서 귀국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그의 귀국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반 전 총장은 당분간 개인 일정을 소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정치권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반기문 귀국..대선 전선도 ‘들썩’

새누리당의 인적 쇄신 여부, 국민의당의 전당대회, 그리고 바른정당의 창당 상황과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경선 룰 논의 등 굵직한 정치적 일정이 있기 때문에 반 전 총장으로서는 당분간 정치권과 거리두기를 하면서 예의주시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런 굵직한 정치권의 일정 속에서 자신이 들어갈 수 있는 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귀국하자마자 특정정당에 들어가서 대선 주자로 출마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특정정당에는 반드시 대선 주자가 잠재적으로 있기 마련이고, 그 대선 주자는 그만한 조직력을 갖추고 있다.

반면 반기문 전 총장은 그만한 조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특정정당에 들어가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는 것은 자살행위라는 해석이다. 그렇다고 추대를 받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어렵다.

때문에 당분간 정치권과 거리두기를 하면서 자신이 정치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것으로 보여진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신당 창당에 버금가는 조직력을 갖추는 것이다. 물리적으로 대선 직전까지 신당 창당을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신당 창당에 준하는 조직력을 갖춘다면 훗날 당대당 통합을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선 경선에서 나름대로 조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반 전 총장으로서는 대선 출구가 열리게 되는 셈이다.

때문에 당분간 거리두기를 하면서 자신의 세력을 규합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의 시계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반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시계도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순식간에 대선을 맞이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반 전 총장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어느 시점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지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 전 총장의 귀국으로 인해 대선 정국은 요동칠 것으로 보여진다.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에서는 반 전 총장에 대한 러브콜을 보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야말로 대선 정국이 들썩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 소식을 알리면서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도마에 올랐다. 반 전 총장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23만 달러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인 박연차 게이트부터 경남기업 연루설, 동생·조카 기소 등 각종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랐다.<사진=뉴시스>

◆동생父子 ‘뇌물죄’ 기소 등 출발선부터 대형 악재

이런 가운데 반 전 총장이 넘어야 할 난제도 있다. 반 전 총장의 귀국을 하루 앞둔 지난 11일 미국 연방검찰은 반 전 총장 동생인 기문씨와 조카 주현씨를 기소했다. 경남기업 소유 빌딩 ‘랜드마크 72’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카타르 관료에게 뇌물을 제공하려 한 혐의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인해 대통령의 측근과 친인척 비리에 민감한 국민들로서는 반 전 총장 주변에서 불거진 잡음이 썩 반갑지 않은 상황.

반 전 총장은 11일(현지시간) 뉴욕 공항에서 동생과 조카 문제에 대해 “가까운 가족이 이런 일에 연루된 것에 대해 당황스럽고 민망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친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이 문제에 대해선 전혀 아는 게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이 대선주자로서 반기문에게는 최소한 대형 악재가 될 전망이다. 결국 이번 비리의혹을 말끔하게 해소하지 못하면 출발도 못해보고 낙마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여기에 박연차 전 태광살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를 수수했다는 의혹과 아들 취업 특혜 등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도 도마 위에 오르면서 반 전 총장은 귀국과 동시에 혹독한 대선 검증대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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