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본입찰에 중국 기업 3곳 참여..매각가 1조원 상회 전망
인수자금 ‘최대 변수’..SPC설립·친인척 ‘백기사’ 동원 주목

[공공뉴스=박계형 기자]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중국계 기업 3곳 간 대결로 좁혀졌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으로서는 이번 금호타이어 인수가 그룹 재건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다.

때문에 박 회장이 7년 만에 금호타이어를 다시 품을 경우 금호그룹 재건이 완성되지만, 중국 기업에게 넘어가게 되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박삼구 회장 vs 中 기업 3곳..7년 만에 경영권 되찾나?

13일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 마감된 금호타이어 매각 본입찰에는 중국 국영기업 ‘상하이에어로스페이스인더스트리(SAIC)’,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 화학 업체 ‘지프로’ 등 중국 기업 3곳이 참여했다.

당초 숏리스트(적격예비인수후보)에 포함된 중국 링롱타이어와 인도 아폴로타이어는 본입찰에 불참했다.

채권단이 매물로 내놓은 금호타이어 지분(42.01%)은 12일 종가 기준 5800억원 규모다.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 매각가가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채권단은 본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이 제출한 인수 희망가격과 조건을 평가한 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이후 우선매수 청구권을 가진 박 회장에게 매각 가격을 통보할 계획이다.

또한 우선협상자 통보를 받은 박 회장은 한달 내 청구권 행사 여부를 채권단에 알리고, 그로부터 45일 내에 자금 조달 방안과 계약금을 내야한다.

만약 이 기간 박 회장이 인수자금을 마련하지 못하거나 인수 권리를 포기하면 인수 자격은 중국 기업으로 넘어가게 된다.

그러나 박 회장이 최고 입찰가에 우선매수권을 행사한다면 금호타이어가 채권단에 넘어간 지 7년 만에 경영권을 되찾을 수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내주로 연기

이런 가운데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다음주 초로 연기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금호타이어 채권단 회의는 당초 이날 열릴 계획이었지만, 중국계 입찰자들이 제출한 자료가 워낙 방대한 데다 정확한 서류 해석 작업으로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기업 3곳은 자신들의 회사소개서는 물론 직원들의 고용 승계, 앞으로의 회사 경영 계획 등을 포함한 자료를 중문(中文)으로 제출했다.

매각주간사인 크레디트 스위스와 법무법인 광장은 관련 서류를 검토하기 위해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 측은 필요한 자료가 있으면 주말에도 참여 업체들에게 자료를 요청해 선정 작업을 신속하게 마무리한다는 입장이다.

자료 검토 후 다음주 초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채권단은 우선협상대상자와 매매계약 협상을 벌여 구체적인 가격과 조건을 정하게 된다.

이후 내달 중 우성협상대상자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박 회장과 인수 의향을 타진한다.

채권단은 이르면 올 상반기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인수자금 ‘1조원’..어떻게 조달할까?

한편, 업계에서는 박 회장의 인수 자금 마련에 주목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2015년 금호산업 인수 과정에서 6000억원의 부채를 떠안아 자금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

그럼에도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했다.

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무엇보다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그룹 재건을 마무리해야 하는 마지막 과제가 남아 있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전날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세상에 쉬운 일은 없지만 (금호타이어 인수를) 어떻게든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지분 100%를 갖는 특수목적법인(SPC)를 세운 뒤 투자자를 끌어들여 자금을 모으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아울러 금호산업 인수 때와 마찬가지로 친인척을 동원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관측이다. 박 회장의 사촌동생인 박명구 금호전기 회장과 사돈인 대상그룹 등도 ‘백기사’후보로 거론된다.

금호전기는 금호산업 인수 당시 만든 SPC금호기업(현 금호홀딩스)에 60억원 가량을 출자한 바 있다.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은 박 회장의 여동생으로, 대상그룹은 금호산업 인수 당시에도 지분 투자 방식으로 200억원 가량을 출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무리하게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 때처럼 자금난에 빠져 휘청거리는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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