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에 상납금 강요하고 폭언..“여자가 술 따라야” 성희롱도 일삼아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대구의 향토 주류회사 금복주가 하청업체 금품 상납과 아르바이트생 성희롱 등 ‘갑질’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앞서 금복주는 지난해 결혼하는 여직원에게 퇴사를 강요하는 등 60년간 성차별적 고용관행을 지속해온 것이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에 금복주 측은 지난 1월 인사규정과 취업규칙을 개정하는 등을 통해 그동안 인사 관행을 뿌리뽑겠다고 밝혔지만, 갑질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지면서 불매운동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사진=뉴시스>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시사매거진2580’은 지난 19일 금복주 측이 하청업체 등을 상대로 갑질 한 정황을 포착해 보도했다.

작은 홍보대행사를 운영 중인 한씨는 지난 2013년 고객사인 금복주 간부로부터 명절 떡값 명목으로 300만원 상납을 강요당했다고 폭로했다.

한씨는 ‘시사매거진2580’ 취재진과 만나 “10년 동안 금복주에 인사 한 번 제대로 한적 없지 않느냐”며 “선물이나 회식비 정도 지원 해달라는 얘긴 줄 알고 그렇게 해드리면 되냐고 했더니 팀장이 ‘세상 물정 모른다’면서 300만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한씨는 이후 금복주 측의 요구가 더욱 심해졌다고 토로했다. 금복주 측은 이듬해엔 설, 추석에 각각 500만원씩, 다음해엔 금복주로부터 수주 받은 매출액의 5%를 실제 계약이 이뤄지기도 전에 선납으로 내놓으라는 협박을 당했다고 말했다.

한씨는 이 같은 주장과 함께 금복주 팀장과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서 금복주 팀장은 “1년 거래 더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기 때문에 넌 나한테 고마워해야 된다. 고맙다고 눈물 흘려도 모자랄 판국”이라고 했다.

이에 한씨가 항의하자 팀장은 “자꾸 그런 소리 하고 앙탈 부리고 그럼 안 된다. 제발 뭐가 똥인지 된장인지 알고 덤벼. XX야”라고 욕설을 했다.

해당 팀장은 한씨에게 때마다 수백만 원씩의 금품 상납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면 거래처를 바꾸겠다고 협박한 것은 물론, 성희롱과 폭언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한씨는 3년간 총 2800만원을 상납했고, 지난해 말 금복주 감사팀 담당자를 만나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놨다.

당시 감사 담당자는 한씨 외에도 대표이사가 여러 하청업체에 상납을 요구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조사 의지를 피력, 한씨에게 기다려달라고 말했지만 이후 계약 해지 통보서만 날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씨는 지난 1월 해당 팀장을 경찰에 고소했다.

또한 감사 담당자는 자체 조사 결과 팀장 한 명의 개인 비리에 불과하다고 말을 바꿨고, 팀장을 사직처리했다.

‘시사매거진2580’취재진과 만난 팀장은 “회사 측이 사건을 축소하기 위해 자신에게 모든 걸 덮어씌웠다” 며 “경찰에 모든 걸 자백하겠다”고 협조했다.

이에 경찰은 해당 팀장의 진술을 토대로 금복주 임직원들의 금품 상납 요구와 공갈 등 혐의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뿐만 아니라 금복주 내부에서 성희롱 의혹도 제기됐다.

금복주 홍보 아르바이트를 했던 여학생들은 “같이 일하는 애들한테 가슴 크니, 몸매가 좋니 등 대놓고 말을 했다” “판촉행사 시 ‘유니폼 단추를 하나 더 풀면 잘될 것’이라고 했다” “술은 여자가 따라줘야 기분 좋게 마신다. 그래서 여자를 쓴다”고 폭로했다.

한편, 금복주의 갑질 논란 사태가 일파만파 퍼지자 누리꾼들은 불매운동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 누리꾼들은 “기업이 아니라 마치 범죄집단 같다” “금복주 불매로 소비자가 금복주에 갑질을 되갚아 주자” 등 비난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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