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보수진영에 유권자 투표 포기 우려도..황교안 대타 찾기 움직임 촉각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보수진영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혀왔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 15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동안 대선 출마설이 꾸준하게 제기됐지만 결국 황 권한대행은 대선 불출마를 선택했다.

황 권한대행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대선 불출마를 언급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그가 대선 출마의 마음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지만, 어쨌든 대선 불출마를 선언함으로써 보수는 완전히 무너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보수 후보들 지지율 모두를 합해서 진보 진영 대선 후보 1명의 지지율보다 낮은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보수 진영이 무너졌다는 얘기다.

보수의 구원투수로 주목받아 온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 15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대선 판세가 다시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분열된 보수 속에서 황 권한대행을 지지해온 보수지지층은 갈 곳을 잃게 됐다. <사진=뉴시스>

◆黃 불출마 선언에 홍준표 지지율 상승..‘보수 결집’ 여전히 불안

MBN·매일경제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황 대행의 불출마 선언 직후인 15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7.1%로 3월 둘째주에 비해 2.0%포인트 올랐다.

문 전 대표는 11주 연속 1위를 기록했으며, 대구·경북(23.6%)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안희정 충남지사로 2.7%포인트 오른 16.8%를 기록했다. 이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3위로 1.8%포인트 오른 12.0%, 4위는 이재명 성남시장으로 지난주와 동일한 10.3%였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 선언으로 가장 큰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 지사는 3.5%포인트 오른 7.1%로 지지율이 두 배 가량 증가했지만, 1위인 문 전 대표와는 격차가 상당하다.

이외에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4.8%(1.7%포인트↑), 심상정 정의당 대표 4.1%(2.1%포인트↑), 손학규 전 경기지사 1.8%(0.3%포인트↓), 남경필 경기지사 1.8%(0.1%포인트↓)로 나타났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는 보수를 무너뜨리고 보수를 분열로 만들었다. 현재 보수정당은 원내 원외 모두 합쳐서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늘푸른한국당 등 4개의 정당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모두 정당이기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 후보를 내기로 했다. 그리고 경선을 치르고 있거나 추대를 할 계획이거나 이미 후보를 낸 경우도 있다.

이들이 진보 진영 후보와 맞서서 보수의 가치를 내걸고 있다. 하지만 이미 무너진 보수를 바로세우기는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황 권한대행이 보수층에서는 가장 필요로 했던 후보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는 도박과 같다며 쪽박만 찰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결국 황 권한대행은 대선 불출마를 선택하면서 황 권한대행을 지지했던 지지층은 이제 갈 곳을 잃었다.

물론 한국당에서는 10여 명이 넘는 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다른 보수정당들 역시 후보를 내고 있긴 하지만 이미 갈 곳을 잃은 보수지지층이 쉴 언덕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요동치는 대선 판세에 ‘투표 포기’ 우려도

더욱이 기울어진 운동장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과연 이들이 대선 투표 당일 투표장으로 나갈 것인가라는 의문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갈 곳 잃은 보수표가 결국 투표 포기로 나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갈 곳 잃은 보수표가 투표를 포기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더불어민주당이 제1당을 차지하는 결과물을 내놓았다.

마찬가지로 보수 후보에 마음을 주지 못하는 보수층이 투표를 포기함으로써 보수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결국 ‘보수’와 ‘진보’ 양대결로 가게 될 경우 투표를 포기하려던 보수층 유권자들도 투표를 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했던 참석자들 상당수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것보다는 진보 진영의 집권을 막아보겠다는 심정이 강했다.

따라서 이들의 마음만 자극하는 양자 대결로 갈 경우에는 투표를 포기하려던 보수층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황 권한대행의 대선 불출마로 갈 곳 잃은 보수층 유권자들을 위해서라도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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