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물류 브랜드’ 고속성장 기대 속 그룹 안팎 악재 등 기업 이미지 추락..또 추락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롯데그룹의 물류계열사 롯데글로벌로지스(옛 현대로지스틱스)가 시세를 확장하며 국내 물류업계 1위 추격에 힘쓰고 있지만 여의치 않아 보인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해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최근 롯데가 경북 성주골프장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로 제공하면서 중국 물류사업에 먹구름이 드리운 것.

게다가 지난 2년 넘게 지속된 이른바 ‘롯데家 경영권 분쟁’과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또 최근 ‘아르바이트생 임금꺾기 논란’ 까지 그룹 오너리스크와 각종 구설이 끊이지 않고 있어 재도약에 열을 올리고 있는 롯데글로벌로지스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홈페이지 갈무리

◆고속성장 기대 속 中 사드 악재 등으로 발만 ‘동동’

롯데는 지난해 11월 30일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인수를 모두 마무리하고 같은해 12월 16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명을 롯데글로벌로지스로 변경과 함께 신규 택배 사업자 브랜드인 롯데택배를 공식 론칭했다.

롯데 8개 계열사들이 약 5000억원의 자금을 출자해 현대로지스틱스 지분을 71% 매입했다. 롯데는 특수목적법인(SPC)를 통해 현대로지스틱스를 공동 인수했고, 이후 또 한 차례 거래를 통해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롯데에 편입되기 전 현대로지스틱스는 한진택배와 국내 물류업계 2위권을 차지하고 있었다. 한국통합물류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택배시장 점유율은 CJ대한통운이 44%로 부동의 1위를,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택배가 12% 정도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택배 등 전문사업역량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해외 물류 사업에 박차를 가해 글로벌 물류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사업 전략을 수립했다.

업계에서는 롯데의 유일한 택배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유통 1위’ 그룹 특성상 풍부한 택배 수요를 토대로 각 계열사와 사업 거래도 확대, 고속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택배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중국 택배업계가 처리한 물량은 총 206억 건으로, 2014년보다 48%나 늘어났다. 하루 최대 배송량도 1억6000만 건에 달했다.

이렇다 보니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1월 중국 택배사 윈다(YUNDA EXPRESS)와 ‘한·중 간 역직구 물류 협력 강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시장성이 큰 중국 시장에 공을 들였다.

중국 내 3대 대형 택배사 중 하나로 꼽히는 윈다는 알리바바, JD.com, 수닝 등 전자 상거래 업체들과 협력해 중국 내 배송을 담당하는 기업이다. 뿐만 아니라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중국 내 콜드체인(신선물류) 대표 기업인 ZM로지스틱스와 MOU를 맺은 바 있다.

중국 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물류네트워크는 상해에 중국 물류시장의 전진기지인 총공사 사무실을 필두로 해운물류망을 비롯해 내륙운송, 창고와 항공화물 처리하는 푸동공항 사무실, 푸동공항 창고 등이 갖춰져 있다.

아울러 우시, 청도, 천진, 남통, 대련, 충징, 시용, 심천 등 중국 전역에 8개 분공사 등 탄탄한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해놓고 있다.

그런데 현재는 사드발 악재로 한 발자국도 못 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롯데의 사드 부지 제공 이후 중국 현지 롯데마트 절반 이상이 영업정지 조치를 받았고, 이 같은 중국의 보복성 조치는 롯데슈퍼,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그룹 계열사 전반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촘촘한 물류망을 갖췄음에도 불구, 롯데라는 브랜드 악재로 인해 중국 내 물류 서비스와 네트워크는 당분간은 묵혀놓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총수 일가 리스크 등 기업 평판 하락..또 하락

한편, 국내서도 롯데 총수 일가 리스크와 일부 계열사에서 발생하는 잡음들로 브랜드 이미지가 점점 실추되고 있는 분위기라 사실상 롯데글로벌로지스에게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태와 관련해 특검에 이어 검찰 특별수사본부를 재개하고 대기업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과 SK에 이어 롯데도 타깃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롯데는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앞서 한 차례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했던터라 검찰 수사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밖에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 회장의 경영권 분쟁으로 발발된 ‘형제의 난’도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검찰 조사와 경영권 분쟁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롯데글로벌로지스에 대한 투자가 늦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물류사업 특성상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투자가 이어져야 하지만 이를 간과했다는 시선에서다.

여기에 뒤늦게 시장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계열사 내부거래에 의존하게 될 경우 더 큰 논란만 일으킬 수 있다는 목소리다.

롯데글로비스는 롯데에 편입된 직후 롯데쇼핑, 롯데홈쇼핑 등 계열사 택배 물량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5년 11월 롯데닷컴의 물량 수주 계약을 체결하는 등 빠르게 내부 거래를 확대하고 있고, 시장에서는 롯데의 자체 물량이 연간 3~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롯데시네마가 아르바이트생을 상대로 ‘임금 꺾기’를 해왔다는 논란이 제기돼 롯데 브랜드 이미지는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이처럼 그룹 안팎의 갖가지 잡음들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재도약 의지를 누르고 있는 가운데 회사 관계자는 이 같은 시선에 대해 “공식적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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