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유채리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밝힌 사과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박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 13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박 전 대통령은 수많은 취재진들 앞에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단 두 마디 말만 남겼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지난 12일 삼성동 자택으로 들어간 이후 처음이다. 이날도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실망감을 안겨줬다는 평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중앙지검 출석 생방송이 진행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비서실에서 당직자들이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전대미문의 국정농단 사태를 벌여 헌정 사상 최초로 헌재에 의해 파면된데 대한 반성이나 사과는 없었다. 국민통합을 위한 메시지도 없었다”며 “헌재 파면에 대한 반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 주목했던 국민들은 또 한 번 무색해졌다”며 “박 전 대통령의 마음속에 국민은 들어설 자리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100장이 넘는다는 검찰의 예상 질문이 박 전 대통령 특유의 유체이탈 화법을 뚫고 얼마나 실체적 진실에 다가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검찰은 조직의 명운을 걸고, 13가지 범죄 피의자로서 ‘자연인 박근혜’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수사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을 낱낱이 밝혀 진실에 대한 더 이상의 공방이 없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은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결정을 받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민들에게 보다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원했건만 끝끝내 형식적인 입장만을 밝힌 채 검찰 청사로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오 대변인은 “작금의 국정농단 사태의 당사자로서 국민들에게 진정성있는 사죄의 마음을 표명하지 않은 데 대해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기 바란다”며 “이번 검찰 조사는 박 전 대통령이 진실을 밝힐 마지막 기회이고, 국정농단 사태를 초래한 전직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이자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했다.

또한 김종구 국민의당 대변인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이제 와서 송구스럽다고 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며 “블랙코미디조차 되지 못할 말장난”이라고 일갈했다.

김 대변인은 “성실하게 검찰 수사에 임할 것이라면 그동안 검찰과 특검 수사에 왜 온갖 핑계와 트집 잡기로 시간만 질질 끌었냐”며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뭐라고 하건 엄정하게 수사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 역시 “무엇이 송구스러운 것인지조차 없는 불성실한 모습”이라면서 “희대의 국정농단 범죄를 저지른 장본인으로서 최소한의 반성을 기대했던 국민들을 다시금 허탈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안전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가의 품격과 국민 통합을 위해 조사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안전에 신경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헌정사상 네 번째 전진 대통령의 검찰 출석을 보며 저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국가적 비극에 참담함과 안타까움을 느꼈을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씀하신 만큼 모든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