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1073일 만에 선체 끌어 올려..與野 대선주자들도 ‘진실 규명’ 촉구 한 목소리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세월호가 침몰 1073일 만에 수면 위로 떠올랐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침묵해올 수밖에 없었던 세월호 사고의 명확한 원인 규명은 물론, 미처 수습되지 못한 단원고 학생과 교사 등 9명이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월호는 지난 2014년 4월15일 인천항에서 출항했다. 당시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학생 324명과 일반인 승객 등 총 476명이 탑승해 있었다.

이튿날 세월호는 진도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침몰했고, 수색 및 구조작업을 벌였지만 탑승객 476명 중 172명 만 생존하고 304명은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9명은 미수습자로 남았다.

침몰 1073일째에서야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가 23일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녹슬고 부유물로 뒤덮힌 채 서서히 떠오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당초 오전 11시까지 진행하려 하였던 수면 위 13m 인양 작업이 오후 늦게 또는 저녁에나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뉴시스>

◆침몰 3년 만에 모습 드러내..미수습자 수색도 ‘청신호’

23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세월호 선체가 수면 위 6m까지 상승했다.

세월호가 선체 일부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이날 새벽 3시45분께. 침몰한지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는 곳곳이 녹슬고 부식됐고, 선체에 써있던 ‘SEWOL(세월)’이란 글씨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오전 10시까지 세월호 선체는 해저면 기준 22.4m(수면 위 기준 2m)까지 부양됐다.

당초 이날 오전 11시께까지 목표 높이인 13m까지 선체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선체 자세가 변동됨에 따라 잭킹바지선 와이어와 세월호 선체 간 간섭 현상이 발생해 작업 시간이 지연됐다.

이철조 해양수산부 세월호 선체인양추진단장은 이날 전남 진도군청 브리핑을 통해 “선체가 물 위로 올라오면서 세월호와 잭킹바지선 간 간격이 좁아짐에 따라 신중한 작업이 필요하다”며 “이로 인해 애초 오전 11시까지 진행하려던 수면 위 13m 인양 작업은 오후 늦게 또는 저녁에나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해수부와 인양 업체인 상하이샐비지는 최종 목표한 수면 위 13m까지 세월호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총 35m를 들어 올려야 한다.

현재 작업자들은 선박 위에서 세월호 선체를 바지선과 연결하는 1차 고박 작업을 마친 상황. 선체가 수면 위로 올라옴에 따라 세월호와 잭킹 바지선 간 간격이 좁아져 신중한 작업이 필요해 목표한 13m까지 얼마만큼 시간이 소요될 지는 알 수 없다.

해수부는 이날 오후 늦게라도 세월호 선체가 목표 지점인 수면 위 13m까지 부양되면 2차 고박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후 인근 해상에서 대기 중인 5만 톤 급 반잠수식 선박으로 옮겨진다. 해수부는 오는 24일까지 세월호 선체를 반잠수식 선박에 실을 예정이다.

세월호가 인양되면 우선 미수습자 9명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해수부는 미수습자들이 있을 만한 대략적인 위치를 정해 놨으며, 미수습자나 유류품 유실을 막기 위해 미리 그물망도 설치해 놨다.

해수부 관계자는 세월호가 목표 신항에 도착 후 선체 안전점검과 방역, 세척작업 등을 마친 후 미수습자 수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략 보름에서 한 달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다.

아울러 세월호 침몰 원인과 관련해서는 무리한 개조로 인한 복원성 저하, 화물 과적, 외부 충격 등 여러가지 추측이 나왔지만 확인된 바가 없다.

이와 관련, 지난 21일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됨에 따라 조만간 선체조사위가 출범돼 세월호 침몰 원인 규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홍준표 경남지사

◆대선 주자들, 세월호 무사 인양 기원..진실 규명 촉구

한편, 여야 대선주자들은 세월호의 무사 인양을 기원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전북도의회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인양은 진실 규명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차기 정부는 집권하자마자 제2기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세월호 진실에 대해 낱낱이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책임을 물을 것은 묻고 안전에 관한 오랜 적폐를 청산하고 대한민국을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만드는 계기로 삼겠다”며 “인양이 늦어진 경위, 1기 특조위가 제대로 활동 못하고 방해를 받은 과정에 대해서도 제대로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이날 새벽에 급히 팽목항으로 향했다.

안 지사는 팽목항에서 도착해 단원고 2학년 4반 임요한 군 아버지인 임온유 목사를 만나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는 데 힘쓰고,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공약발표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돼 퇴진하는 것과 때를 맞춰 세월호가 3년 만에 인양되고 있다”며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박 전 대통령과 수면 위로 인양되는 세월호의 모습이 오버랩돼 착잡하고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실은 반드시 규명돼야 하고 선체 인양이 진상 규명의 첫 출발이 되길 바란다”며 ”인양을 계기로 세월호의 진실, 참사의 과정, 실종자 유족의 억울함이 모두 밝혀지고 해소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 측은 ”세월호의 성공적인 인양을 통해 세월호 유가족을 비롯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위로를 드려야 한다”며 ”세월호가 무사히 인양된 이후 침몰 원인과 미흡한 사고 대처의 이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 등에 대한 진상규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9명의 가족들은 스스로를 유가족이라고 부르지도 못하고 있다. 이분들은 자신들이 유족이 되는 것이 소원이라고 할 정도로 매우 가슴아픈 사연”이라며 ”성공적으로 인양해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교훈을 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유한국당 소속 홍준표 경남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 3년간 국민들의 가슴을 가장 아프게 했던 사건”이라며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고, 더이상 특정집단이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진태 바른정당 의원 역시 ”낱낱히 진실이 규명되길 바라고 인양 작업 중 또다른 사고나 희생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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