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후보, 대선 TV토론서 文 저격으로 존재감..탈당 움직임에 항의 폭주까지 ‘곤혹’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지난 19일 진행된 대선 후보 TV토론의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그 중 가장 많이 맞고 있는 정당이 정의당이다.

TV토론 이후 탈당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당원들이 속출하고 있고, 당원 게시판에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를 성토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일 진행된 대선 TV토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일침을 놓았던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거센 후폭풍에 휘말렸다. 일부 당원들은 탈당 의사를 밝히고 나서는 한편, 당사에는 항의 전화 등이 연일 빗발쳐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혁재 정의당 사무총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자들은 항의를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문 후보 지지자의 항의를 ‘9.11테러’로 비유한 정의당 사람들도 있다.

발단은 TV토론에서부터다. 심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사드 관련 공약을 강하게 비판했다.

심 후보는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말은 평론가의 언어이지 정치 지도자의 언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문 후보에게 일격을 가했다.

특히 심 후보가 문 후보를 비판하면서 김대중·노무현정부 10년의 국정운영에 대해서도 비판을 했다. 그러자 심 후보에게 실망을 했다면서 항의의 글이 넘쳐나게 된 것.

정의당은 NL(민족민주주의)계가 주도하는 통합진보당에서 더 이상 같이 공존할 수 없다고 해 분당해서 만든 진보정당이다. PD(민중민주주의)계가 주축이 됐지만 지난 2010년 전후 만들어진 국민참여당 인사들이 대거 정의당에 입당했다. 국민참여당 인사들은 친노 인사들이 상당수로,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 유시민 작가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따라서 국민참여당 인사들과 함께 입당한 당원들 역시 친노 지지자들이다. 그런데 TV토론에서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에 대해 심상정 후보가 비판을 가하니 이들 역시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됐다는 풀이다.

탈당 의사를 밝히는 등 항의가 이어졌고, 홈페이지는 먹통이 됐다. 오죽하면 당 지도부가 제발 항의전화를 하지 말아달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릴 정도였다. 그만큼 후폭풍이 상상을 초월했다.

정의당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전까지 10여명의 당원이 탈당했다. 또 문 후보 지지자들이 당사에 항의 전화를 반복하면서 당 업무가 온종일 마비됐다.

이 사무총장은 한 매체를 통해 “오늘만 항의 전화가 1000통 가까이 와서 당직자들이 일할 수가 없었다”며 “논리적인 비판이라면 받아들이겠지만, 고성을 지르며 욕을 하면서 '문재인 비판하지 말아라'고 하는 전화가 대부분”이라며 곤혹스러워했다.

더욱이 민주당 지지자들 역시 단단히 화가 났다. 이들 중 일부는 지난 총선 때 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했지만 비례대표는 정의당을 선택하는 등 교차투표를 한 지지자들이다. 우리나라에 진보정당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정의당을 투표한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있어 심 후보의 이번 TV토론은 그야말로 배신에 가깝게 느껴지는 것이다. 때문에 심 후보와 정의당에게 항의를 한 것이다.

아마도 정의당은 이번 사태의 후유증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해야 존립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이번 대선에서 답을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진보정당이 나아갈 길이 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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