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중 유일한 광고 게재..김도진 행장 친박계 의혹에 새 정부 줄서기까지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IBK기업은행의 문재인 대통령 당선 축하 광고가 구설수에 올랐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시중 은행들은 주요 일간지 등 일부 매체를 통해 문 대통령의 취임 축하 광고를 게재했는데, 국책은행으로는 유일하게 기업은행이 포함돼 뒷말이 나오고 있는 것.

게다가 지난해 말 취임한 김도진 기업은행장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는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기업은행의 이 같은 움직임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줄서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8일 기업은행 및 업계 등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문 대통령 당선 직후 국내 24개 오프라인 신문에 ‘대통령 취임 축하 광고’를 게재했다.

문 대통령 취임 축하 광고는 기업들과 일반 민간 은행들 사이에서 이어졌다. 이 가운데 국책은행으로는 기업은행이 유일했다.

특히 기업은행은 성과연봉제 등 박근혜정부 정책들을 앞장서서 진행하고 있던 상황. 이런 가운데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책도 바뀌자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12월 말 공식 취임한 김 행장의 인사 배경에 박 전 대통령 측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뒷말도 무성해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 행장은 조준희 전 행장과 권선주 전 행장에 이어 3연속으로 내부승진을 통해 은행장에 올랐다. 그러나 당시 금융위원회가 이미 한 달 전부터 김 행장을 차기 행장으로 내정했고, 이 과정에서 친박계 의원들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또한 당시 김 부행장이 기업은행장으로 내정됐을 때 행장을 맡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내부 평가도 있었다. 부행장직을 역임한 지난 3년 간 미래 방향 제시와 신 사업 발굴 등 본업에 충실하지 않고 행장이 되기 위한 ‘물밑 작업’에 주력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지난해 12월23일 금융위는 당시 김 부행장을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제청했고, 3일 후인 26일 황교안 권한대행은 이를 결제했다. 이후 김 행장은 28일 제25대 기업은행장으로 공식 취임한 바 있다.

당시 기업은행 노조는 성명을 내고 “11월14일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주관한 저녁식사 자리에 김도진 부행장,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이득준 큐브인사이트 회장이 모임을 가졌다”며 “확인 결과 금융위가 김 부행장과 김규태 전 기업은행 전무이사와 관료 1명을 추천한 것으로 파악됐고, 친박계 인사에 개입한 정황도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금융위 측은 반발하며 “노조감 언급한 인물을 후임 기업은행장으로 추천한 바 없고, 모임도 전혀 가진 바 없다”고 해명했다.

이 외에도 김 행장이 경북 의성 출신으로 TK(대구∙경북) 출신 인사라는 의혹도 불거졌다.

이와 관련, 기업은행 홍보실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문재인 대통령 당선 축하) 광고를 내보낸 것”이라며 “별다른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 눈치 보기 지적과 관련해서는 “(김도진 행장이) 친박인사라는 말을 들어본 적도 없다”며 “김 행장은 내부에서 승진한 인사로 (친박계 인사 배후설과는) 전혀 상관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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