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 어쩌나..“이러면 야당 비판, 저러면 여당 비판” 머리만 ‘복잡’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국민의당의 지난 13일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워크숍은 당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날 당 지도부는 지역위원장들을 달래느라 진땀을 뺐다. 오는 8월 전당대회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당 지도부로서는 지역위원장들의 성난 마음을 달래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

지역위원장들, 특히 비호남 지역위원장들은 당 지도부에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당 지도부가 호남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당 김동철(가운데) 원내대표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8차 원내대책회의에서 개회를 알렸다. 호남 민심이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당에 놓인 가장 시급한 숙제는 바로 정체성을 바로 잡는 것이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사실상 당 지도부, 특히 현역 의원 대다수가 호남 의원이니 당의 색깔이 호남으로 치우치는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비호남의 원외지역위원장들은 당장 내년 지방선거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대로 가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비호남 지역에서 패배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

원외지역위원장들의 불만은 ‘박지원 전 대표’가 물러나는 것 이외에 그 어느 누구도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현역 의원 상당수가 호남 의원이기 때문에 당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도 결국 호남 인사 돌려막기가 되는 셈. 결국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인식 속에 급기야 국민의당이 과연 당 쇄신 의지가 있긴 하는 것이냐며 볼멘소리만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물론 당 혁신위원장에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임명됐지만 비대위원회 구성 자체가 호남 현역들이 채워지면서 당이 쇄신하는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결국 원외 지역위원장들은 호남 현역들이 당에 대한 기득권을 버리고 과감하게 원외 지역위원장들에게 권한을 많이 배분하라는 목소리만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당 지도부로서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호남을 버리고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과연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특히 호남에서도 더불어민주당에게 지지율에서 밀리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 지역에 과연 의미 있는 성적표를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그렇다고 무작정 호남만 끼고 돌 수도 없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이 같은 분위기가 정체성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준여당’ 혹은 ‘사쿠라’ 등의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 바로 현재 국민의당의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과 협력을 하게 되면 다른 야당들로부터 비판을 받게 된다. 그렇다고 야당의 존재감을 보이려고 나서면, 여당 지지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게 된다.

정체성 혼란은 당의 존립 자체를 해치는 독이 된다. 국민의당에 놓인 가장 시급한 숙제는 바로 정체성을 바로 잡는 것이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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