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혜선 정의당 의원·KT새노조, “황 회장 퇴진이 KT 적폐 청산의 시작”..자진사퇴 촉구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의 화살이 또 다시 황창규 KT 회장을 겨냥하고 있는 모양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과 KT새노조 관계자들은 지난 15일 오후 2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 회장이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창규 KT 회장 <사진=뉴시스>

황 회장은 지난해부터 불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거센 비난을 받았다.

당시 황 회장은 박근혜 정부의 청탁을 받고 차은택씨 측근을 회사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채용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또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원 규모의 TV광고를 몰아준 점도 확인됐다.

때문에 연임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지기도 했지만, 지난 3월 KT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되면서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황 회장에 대한 퇴진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에서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을 전국 단위가 아닌 권역별로 계산하라는 내용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 다시 국정농단 논란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인수합병을 추진했지만, 결국 불발됐다. 당시 ‘전국 단위’와 ‘권역별 단위’ 기준을 두고 업계에서는 말이 많았는데, 특히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을 권역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양사의 인수합병은 불가능 했다.

즉,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이 무산된 이면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주장으로, 황 회장이 최씨 회사에 몰아준 68억원의 일감이 SK와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을 막기 위한 일종의 뇌물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이에 따라 추 의원과 KT새노조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황 회장의 퇴진을 강력히 촉구했다.

추 의원은 “(국정농단을) 지시한 사람(박 전 대통령)은 구속됐는데, 실행한 사람(황 회장)은 회장직을 연임하고 있다. 황 회장은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고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어 “KT는 민영화 된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사진과 CEO, 주요 임원들이 청와대 낙하산들로 채워졌다”며 “KT의 지배구조에 대한 평가와 개혁 방안에 대해 정부와 KT 구성원들, 그리고 국회와 시민사회가 함께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추 의원과 KT새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KT는 미르·K스포츠 재단에 18억원을 출연했을 뿐 아니라, 이동수 등 낙하산 인사를 채용한 후 68억원 상당의 광고를 최씨 관련 회사에 몰아줬다”며 “KT 임원 낙하산과 광고 몰아주기에 대해 박 전 대통령 측은 인재를 추천했을 뿐이고, 광고 계약은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그 반대 정황을 보여주는 증거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 박 전 대통령이 ‘이동수 광고 받아주기 점검’ 등 지시한 내용이 공개됐다”며 “이로써 ‘최순실-박근혜-안종범-황창규’로 이어지는 KT 농단의 연결고리가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정농단에 연루된 다른 기업 CEO와 달리, 황 회장은 홀로 당당하다”며 “검찰 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 안 전 수석의 요구가 상식 밖이며 수준 이하였다고 비난했다. 심지어 박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이 ‘KT 황 회장이 그렇게 당당하면서 왜 미르재단에 돈을 냈냐’며 반문한 일화는 유명하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황 회장은 국정농단 연루 의혹 초기 거짓으로 해명해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당시 KT는 낙하산 의혹에 내부 검증 결과 광고 전문가를 채용했다고 말했고, 광고 역시 투명한 절차를 거쳤다고 해명했다.

이들은 “황 회장은 자신의 연임을 결정하는 주주총회장에서까지 일관되게 국정농단 연루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연임 후 단 한 차례 공식사과 했지만, 그 조차도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여론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민기업임을 자임하는 KT가 아직까지도 국정농단 적폐를 청산하지 못하고 CEO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며 “우리는 황 회장의 퇴진이 KT 적폐 청산의 시작이고, 촛불혁명에서 보여준 국민의 요구임을 확신한다. 황 회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한다. 이를 거부한다면 국민들과 KT 구성원들의 더 큰 반발에 부딪칠 것임을 강력 경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KT 홍보실 관계자는 “회사차원에서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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