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상무, 처가 회사 일감몰아주기 의혹..신입 채용 과정서 성차별·갑질 논란도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LG생활건강에서 불거진 각종 논란들이 김상조호(號) 공정거래위원회 출범과 함께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문재인 정부는 ‘재벌 저승사자’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공정위원장으로 임명하고,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관행과 순환출자 문제에 첫 칼끝을 겨누며 ‘재벌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

특히 LG생건은 그룹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구광모 LG 상무가 장인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회사.

여기에 지난해부터 신입사원 채용 광고 성차별 논란, 공채 합격 신입직원 계열사 발령 논란 등 각종 문제점들이 터져 나오면서 LG생건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LG생건은 그동안 구본무 LG회장의 장남이자 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로 꼽히는 구광모 LG 상무의 장인회사인 보락에 일감을 몰아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 왔다.

보락은 1959년 설립이후 식품첨가물, 식품소재, 원료 의약품, 기능성소재 그리고 화장품원료 등을 생산하는 전문제조 업체로 매년 LG생건 거래 비중을 높이고 있다.

LG생건과 보락의 거래 비중이 확대된 것은 지난 2009년 10월 구 상무와 정기련 보락 회장의 장녀 효정씨가 결혼하면서부터다.

두 사람이 인연을 맺은 후 이듬해부터 LG생건이 보락의 주요매출처 5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보락 매출 역시 100억대에서 300억대로 급증했다.

LG생건이 보락으로부터 원료를 공급 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지난해 4분기까지 보락의 주요 매출처는 LG생건을 포함해 에스트라, 동아에스티, 동아오츠카, 해태제과 등으로 이들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전체의 45%에 육박한다.

특히 LG생건과의 거래는 2010년에 7억8871만원, 2011년 14억3013만원, 2012년에는 27억295만원으로 매년 상승세를 보였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당시 광고 포스터에 적절하지 않은 여자 아이돌 멤버의 사진과 문구를 넣어 성차별 논란이 일었던 점도 문제다.

LG생건은 지난해 배우 박보검과 아이돌가수 AOA 멤버 설현을 모델로 한 신입사원 채용 광고 포스터를 대학 등에 배포했다.

해당 포스터에서 박보검은 하얀색 셔츠를 입고 있으며, ‘진짜 너의 모습을 보여줘’ ‘마케팅, 그 어려운걸 또 해내지 말입니다’ 등 문구가 적혀 있다. 하지만 설현은 가슴이 깊게 파인 의상을 입고 ‘선배님, 기다릴게요’라는 문구를 제시해 성차별 지적이 일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누리꾼들은 ‘성차별이다 vs 아니다’ 갑론을박을 벌였고, 심지어 일부에서는 “도대체 무슨 직종이냐. 여직원이 마치 접대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는 비난도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지난 4월에는 공채에 합격한 신입직원을 자회사인 더 페이스샵에 발령낸 갑질 논란도 있었다.

LG생건과 더 페이스샵은 법인도 다르고 연봉과 성과급 등 급여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난다. 또 휴가기간 역시 더 페이스샵이 짧고 LG생건으로 인사이동도 할 수 없다.

물론, 자회사 발령 가능성은 공채시 안내문에 적혀 있던 사항이다. 그러나 이같은 연봉이나 복지혜택 등에 대한 사전 고지가 전혀 없이 신입직원을 자회사로 발령냈고, 사실이 알려지자 대기업의 갑질이라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기도 했다.

한편, 최근 김 위원장은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의지를 밝히면서, 45개 대기업집단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실태에 대해 조사했다. 공정위 조사국의 부활도 예고된 가운데, 새정부의 재벌개혁 움직임도 점점 속도가 붙으면서 기업들은 빨간불이 켜진 상황.

LG생건 역시 꾸준히 제기됐던 구 상무의 장인회사 일감몰아주기 의혹은 물론,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불거진 성차별·갑질 논란까지 어느 하나 마음 놓고 있을 수 없는 형국이다.

이와 관련, 회사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LG생건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이 내용에 답변해 줄 수 있는) 관계자가 부재 중이다”라며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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