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에 까나리액젓 냄새가..결국 피해자모임 카페 개설까지 불만 폭주
삼성 “‘무풍’이 문제가 아니라 음식 등 집안 특유 냄새 유입 때문에..”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무풍에어컨과 관련해 소비자 불만이 속출해 시선이 쏠리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페 등을 중심으로 삼성 무풍에어컨에서 곰팡이냄새, 까나리액젓 냄새, 시큼한 냄새 등 악취가 발생한다는 불만글이 쏟아지고 있고, 심지어 ‘삼성 무풍에어컨 피해자모임’이라는 카페까지 개설됐다.

게다가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서비스센터나 에어컨 전문기사의 사후서비스(AS)가 엉망이라는 주장도 이어져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

결국 ‘세계 최초 무풍’이라는 제품 홍보와 판매에 급급한 나머지 사후관리 서비스는 뒷전으로 밀려난 모양새로, ‘생활가전 시장 글로벌 1위’라는 명함이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혁신적 ‘무풍 냉방’ 기술 적용?..“돈 더 주고 샀더니 까나리액젓 냄새가..”

23일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 무풍에어컨 스탠드형을 처음 출시했으며 올해는 개인 공간에도 ‘무풍 냉방’을 원하는 소비자 니즈를 적극 반영해 벽걸이형을 새롭게 선보이는 등 라인업을 확대했다.

삼성 무풍에어컨은 몸에 직접 닿는 직바람의 불쾌함 없이 실내 온도를 쾌적하게 유지해주는 혁신적인 ‘무풍 냉방’ 기술을 적용해 올해 초부터 지난 4월15일 기준, 같은 기간 대비 5배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에어컨 시장에 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무풍 냉방’을 적용하면 일반 냉방을 했을 때보다 스탠드형은 최대 90%, 벽걸이형은 최대 72% 가량 전력을 절감할 수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더 인기다.

이외에도 미세먼지가 심한 봄·가을 환절기나 추운 날씨로 창문을 열기 어려운 겨울철에도 ‘무풍 청정’ 기능으로 사계절 내내 쾌적한 실내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페 등에는 삼성 무풍에어컨에서 냄새가 난다는 소비자들의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무풍에어컨은 에어컨 전면에 약 13만5000개의 마이크로홀(스텐드형 기준)을 통해 균일하게 냉기를 뿌리는 방식으로 작동하는데, 냉방 기능이 작동과 멈춤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온도 차이로 인해 에어컨 내부에 이슬이 맺히는 결로 현상이 생긴다.

이때 세균이 번식하면서 곰팡이 냄새가 날 수 있고, 무풍에어컨은 다른 에어컨들과 달리 닫을 수 없는 구멍이 많다는 점도 습기를 만드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작년에 에어컨을 구매했다는 소비자는 A씨는 “올해 에어컨을 틀었더니 역겨운 냄새가 났다”며 “(에어컨 전문)기사님이 왔다 갔는데 곰팡이도 없이 에어컨은 깨끗하고, 냄새는 원래 에어컨 냄새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A씨는 “아기를 낳으면 참바람이 안 좋기 때문에 무리해서 무풍에어컨을 구입했다”면서 “CF에서는 냄새가 난다는 소리는 없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A씨는 “기사님이 ‘무풍이나 공기청정기 스마트쾌적 등을 쓰지 말고 냉방을 쓰고, 온도를 낮춰 써라. 그리고 에어컨 끌때 송풍을 오래 틀어놓았다가 꺼라. 현재 날씨가 덥지 않아 실외기 회전이 적어 냄새가 나니 한여름 날씨가 더울 땐 덜 날거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AS기사 내놓은 무풍에어컨 냄새 해결에도 반박하며 “냉방기능을 쓸거면 왜 돈을 더 줘가며 무풍기능과 공기청정, 제습기능이 되는 걸 샀겠느냐. (AS기사가) 온도를 24도로 낮춰서 쓰라고 하는데, ‘냄새가 심해 이미 24도로 사용 중이다’라고 하니 더 낮춰서 사용하라고 한다”고 전했다.

또한 A씨는 “송풍을 10분 이상 틀어놓으라고 하는데 송풍을 틀면 악취가 진동해 참기 힘들다. 날씨가 더 더워져도 에어컨 온도센서는 방 내부에 있고 설정온도로 온도가 낮아지면 다시 실외기가 돌아가지 않는데 냄새가 덜 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삼성 무풍에어컨 피해자모임에 게재된 소비자 항의글

또 다른 소비자 B씨 역시 AS기사의 대응에 분노했다. B씨는 “냄새가 나서 AS를 받았는데 AS기사가 냄새 원인을 ‘음이온 냄새’, ‘집안 음식 냄새’, ‘원래 나는 사람 냄새’라고 했다”며 “이런 핑계거리는 (AS기사의) 매뉴얼이라고 생각된다. 대응이 어처구니없고 막무가내다”고 열을 올렸다.

소비자 C씨 역시 “사용한지 보름도 안 되는데 냄새가 너무 심해서 AS를 신청했더니 성분표시도 없는 세척제를 뿌려주고 갔다”며 “교환 요청을 했더니 위에 말을 해봐야 한다며 며칠 후 다시 연락을 준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AS기사가 에어컨 냄새를 없애기 위해 뿌리는 세척제가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됐던 가습기 살균제처럼 인체에 유해한 것 아니냐는 의문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처럼 삼성 무풍에어컨의 심각한 악취와 여기에 따른 사후관리에 대한 불만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삼성전자 측은 “냄새는 모든 에어컨에서 발생한다”는 입장으로 AS 과정에서도 세척제를 뿌리거나 소비자 개개인의 직접 관리 외에 뾰족한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어 화를 더 키우고 있는 형국이다.

뿐만 아니라 삼성의 서비스관리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과 불신이 여름철 에어컨 성수기를 앞두고 주력 제품인 무풍에어컨의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집 냄새가 원인..제품 문제 없어” 삼성, 에어컨 성수기 앞두고 직격탄 맞나? 

이와 관련, 삼성전자 홍보실 관계자는 “‘무풍’ 때문에 냄새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에어컨 응축수에 음식 냄새, 페인트 냄새 등 집안 특유의 냄새가 유입돼 흡착되면 (냄새가) 날 수 있다”며 “에어컨 관리와 환경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타사 제품보다 무풍에어컨의 판매 비중이 높아 유독 (무풍에어컨의 냄새 문제에만) 소비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는 것”이라며 “(냄새는) 모든 에어컨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사후관리 서비스 지적과 관련해 “이미 화나 난 고객들을 상대하다 보니 여기에 잘 대응을 하는 AS기사들도 있고, 융통성 없이 대응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며 “원칙대로 하다 보니 (소비자와 사이에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 그 부분(고객 응대)과 관련해서는 개선할 수 있도록 말씀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항상 소비자들의 말을 귀담아 듣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무풍’ 제품 자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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