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 승리 위해 보수 세력 결집 통한 입지 강화 노림수 시각도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5당 대표 회동 제안을 사실상 거절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한미FTA를 불참의 명분으로 삼았다.

홍 대표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권 출범 후 첫 대면에서 서로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기 때문에 FTA를 통과시킨 저로서는 난감하다”면서 불참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청와대 회동은 대표가 아닌 원내대표가 하는 게 맞다는 역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어 다음날 홍 대표는 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뱁새가 아무리 재잘거려도 황새는 제 갈 길을 간다”며 “저들이 아무리 본부중대, 1, 2, 3중대를 데리고 국민 상대로 아무리 정치쇼를 벌려도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간다”고 영수회담 불참 의사를 재확인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오는 문재인 대통령의 19일 여야 5당 대표 회동 제안을 거부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홍 대표가 문 대통령의 회동 제안 거부를 통해 보수 세력을 결집시키고,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사진=뉴시스>

여야 모두는 이 같은 홍 대표의 불참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내고 있다. 명목상으로는 한미FTA이지만 다른 목적 때문이 아니냐는 것이다. 때문에 다른 야당 대표들을 상당히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정가 안팎에서는 홍 대표의 불참 이유가 양당 체제 구축을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당은 문 대통령 아들 준용씨 취업 특혜 의혹 증거조작 파문으로 인해 곤란한 상황에 놓인 상태다. 또 바른정당은 답보상태다.

이대로 간다면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에게 흡수, 바른정당은 한국당에 흡수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홍 대표가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 그렇게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홍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양당 체제로 재편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처럼 다당제로 갈 경우 영남에서 한국당은 바른정당과 경쟁을 해야 한다.

그럴 경우 어부지리로 민주당이 승리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한국당으로서는 바른정당과 통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때문에 홍 대표로서 5당 대표의 청와대 회동에 대해 마뜩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다른 야당 대표들이 불쾌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 다른 야당 대표들이 연이어 계속적으로 홍 대표를 비판하고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홍 대표와 다른 야당 대표들의 기싸움은 시작됐다. 홍 대표로서는 밀리면 죽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고집을 전혀 꺾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문 대통령이 구상했던 5당 대표 회동이 쉽지 않은 길을 가게 되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 통치를 하는데 있어 상당한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문 대통령으로서는 상당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한편, 청와대는 17일 홍 대표가 불참해도 오는 19일로 예정된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동은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홍 대표의 불참 관련 “다른 당 대표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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