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국당 대표 제외 오찬 회동..추경·정부조직법 처리 놓고 개혁 좌초 위기설까지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여야 4당 대표와의 회동을 지난 19일 열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총 120분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여야 4당 대표와 오찬 회동을 했다. 당초 계획했던 70분보다 약 50분을 훌쩍 넘겼다.

이 자리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참석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불참했다.

이 자리에서는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협치다. 협치를 문 대통령과 야당 대표들이 모두 꺼내들었지만 방법론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여야 4당 대표를 초청해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날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은 협치를 강조에 한 목소리를 냈지만, 방법론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왼쪽부터) 이정미 정의당 대표,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문 대통령,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은 야당에게 추가경정예산안 및 정부조직법 개편안 처리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추경 중 정부조직 개편은 대체적으로 합의가 됐다고 들어 다행스럽다”면서 “아직도 걸림돌이 남아있는 것 같은데 정부로서는 열심히 해보고 싶은 욕심에서 만든 것이고 한편으로는 대선 때 공약했던 것을 실천하기 위해서 편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느 정도 타협이 되면 모두 100%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처리를 해주시면 저희가 열심히 좀 더 일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며 추경안 처리에도 야당이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반면, 야당 대표들은 협치 실현을 위해 문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혜훈 대표는 여성 비하 논란으로 구설수에 오른 탁현민 청와대 선임 행정관의 경질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야당에게 자세 전환을 촉구했고, 야당들은 자세전환을 하기 전에 문 대통령이 실질적인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앞으로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 국회가 어떤 식으로 움직일 것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민이 협치를 강조하면서 문 대통령과 야당 대표들 모두 ‘협치’를 이야기했지만 결국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

당장 추경 편성이나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고, 나아가 올해 정기국회 역시 난항이 예상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결국 문제는 여론이다. 여론이 어떤 식으로 형성되느냐에 따라 정국 주도권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청와대가 현재 계속해서 사정 정국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야당은 판단하고 있다.

짧게는 추경과 정부조직법 개편안 처리를 놓고 정국 주도권의 방향이 바뀔 것이라는 분석과 길게 보면 내년 지방선거 승패에 따라 정국 주도권 방향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내년 지방선거의 승패에 따라 정국 주도권 방향이 바뀐다고 하면 문재인 정부의 개혁 의지는 꺾이게 된다. 개혁이라는 것은 임기 1년 정도에 완전히 틀을 갖춰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여론 방향이 바뀌기 때문에 개혁을 추진하기 힘들다.

때문에 문재인 정부는 더욱 초조해질 수밖에 없다. 올해 안에 개혁의 틀을 마련해야 하는데 국회가 제대로 협조를 해주지 못한다면 문재인 정부의 개혁이 좌초될 가능성은 크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중론이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계속해서 협치를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들 역시 만만찮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 정국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과 여야의 지도부가 한 자리에 모인 것을 계기로 국회가 정상화 궤도에 본격적으로 오르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문 대통령이 오찬회동에서 국회 공전으로 처리되지 못한 현안들에 대한 조속한 처리를 당부하며 직접 야당을 설득하는 작업에 나선 것을 두고 이젠 야권이 화답해야 할 때란 지적도 있다.

하지만 홍 대표의 불참으로 반쪽짜리 영수회담에 그쳤다는 평가도 있다. 이번 회동을 통해 정국정상화 분위기 조성의 단초는 마련됐지만, 실제 여의도에서 성과를 내기까지는 아직도 풀어야 할 매듭들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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