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유채리 기자] 지난 19일 자유한국당 재선의원들 모임 자리에서 욕설과 고성이 오가는 언쟁이 벌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앙금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것을 절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홍준표 대표가 주재한 자리에서 언쟁이 벌어졌다는 것은 앞으로 홍 대표의 앞날이 순탄치 않다는 것을 암시하는 모습이다.

발단은 장제원 의원이 최근 라디오에 출연, 한국당 복당을 후회한다는 발언에 대해 해명이었다.

장 의원의 해명 발언이 길어지자 김태흠 최고위원이 제지하고 나섰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장 의원이 복당 당시 자신을 포함해 권성동·황영철 의원의 입당을 반대했던 상황을 설명하며 “이는 전략적 미스였다”고 주장하자, 당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던 김 최고위원이 목소리를 높였다는 것.

이 과정에서 김 최고위원은 “야! 인마”라고 소리를 높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두 사람은 일부 욕설이 포함된 거친 표현들까지 주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타핵 사태 책임 추궁으로 이어지면서 욕설이 오갔다. 이에 홍 대표는 “당이 어떻게 한 목소리만 내겠느냐. 그러나 격론을 벌일 때 벌이더라도 문을 열고 나갈 때는 화통하게 털고 앙금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면서 두 사람을 진정시켰다.

하지만 이 언쟁을 살펴보면 탄핵의 앙금이 상당히 남아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했던 인물들 중 상당수가 새누리당을 탈당,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하지만 그들 중 일부는 다시 한국당으로 복당을 했다.

한국당, 특히 친박계로서는 이들의 복당을 탐탁찮게 여기고 있다. 아직도 친박계 상당수는 탄핵이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탄핵의 주도적 역할을 했던 인물 중에 한 사람인 장 의원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을리 없다.

문제는 한국당의 이런 모습이 앞으로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당의 쇄신 작업을 맡을 혁신위원 10명의 명단이 발표됐기 때문.

그 면면을 보면 탄핵심판 때 박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을 맡았던 황성욱 변호사와 태극기 집회 연사로 나서서 유명해진 여명 전 자유경제원 연구원 등이 포함돼 있다.

무엇보다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최근 탄핵은 너무 과한 정치보복이라는 발언을 쏟아냈다. 다시 말하면 혁신위원장을 비롯해서 혁신위원 일부는 탄핵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이는 인물이다.

이들로서는 바른정당 탈당파가 곱게 보일리 없다. 이에 당내 갈등은 언제든지 폭발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당의 쇄신을 위해 혁신위를 꾸리고 있지만 오히려 극우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한국당으로서는 우클릭보다는 좌클릭을 해야 하는데 거꾸로 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쇄신이 아니라 오히려 수구로 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수구로 혹은 극우로 갈수록 바른정당 탈당파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면서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결국 한국당으로서는 이제부터 본격적인 갈등이 폭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