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자유한국당의 담뱃세 인하를 두고 정치권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자유한국당 내부는 물론이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고민도 깊어지는 형국.

자유한국당이 여당 시절 올렸던 담뱃세를 다시 내리겠다며 ‘담뱃세 인하 법안’을 추진하고 나서면서 그 배경에도 궁금증이 일고 있는 지금이다.

사실 자유한국당의 담뱃세 인하 정책은 누가 보더라도 정략적 행보라는 것은 눈치챌 수 있다. 때문에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도 신중론이 등장하고 있다.

더욱이 담뱃세를 인하한다면 자신들이 집권여당이었던 박근혜정부에서의 담뱃세 인상 정책은 실패한 정책이라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 된다. 이는 박근혜정부에 대한 비판은 물론 담뱃세 인상을 주도했던 자신들에 대한 자아비판의 성격이 강하다.

나아가 계파의 문제도 엮여 있다. ‘담뱃세 인하’는 이미 홍준표 대표가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내용인 만큼 홍 대표를 추종하는 인사들로서는 이 정책에 적극적일 수 밖에 없다.

반면, 친박 인사로서는 담뱃세 인하 정책이 결국 박근혜정부의 담뱃세 인상이 국민의 건강 증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수 확보를 위한 것이라는 것을 자백하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

어디 이것 뿐이겠는가. 상황이 이렇게 된 마당에 자유한국당으로서는 담뱃세를 인하해도, 또 인하를 하지 않아도 흡연가들 사이에서 이래저래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거꾸로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도 난감한 정책 중 하나가 바로 담뱃세 인하다. 담뱃세가 인하된다면 수조원대 세수 급감으로 연결된다.

문재인 정부가 증세를 추진 중에 있는데 담뱃세가 인하된다면 그만큼의 세수 확보가 어렵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 같은 이유로 담뱃세 인하를 적극 반대하고 나선다면 흡연가들로부터 차가운 시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곧 서민 감세에 대해 반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도 직면하게 된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벙어리 냉가슴 앓고 있는 심경이다. 자유한국당의 담뱃세 인하 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그 강도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결국 담뱃세 인하를 놓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 모두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는 상황. 어떤 식으로 정책을 내놓아도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는 까닭이다.

이런 가운데 정작 홍준표 대표는 참으로 여유로운 분위기다.

홍 대표는 27일 담뱃세·유류세 인하 추진을 비난하는 더불어민주당을 거꾸로 비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홍 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담뱃세를 인상한 것이 너희인데 인하하느냐고 민주당이 비난한다”면서 “그러나 담뱃세를 인상할 때 그렇게 반대하던 민주당이 담뱃세 인하에는 왜 또 반대하는지 그것도 아이러니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의 비판 여론도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애초에 세수 확충이 목적이었고, 야당 되고서는 자기들이랑 관련 없으니 현 정부 방해 공작에 돌입한 것”, “누가누굴 비난하는지..양심도 없다”, “홍** 뭘 해도 얄미운 게 컨셉” 등 자유한국당과 홍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문제는 앞으로다. 담뱃세 인하를 놓고 여론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면서 정치권의 치열한 기싸움이 예고되는 가운데 결국 막판에는 늘 ‘국민건강을 위해서’라는 그럴듯한 이유가 서로의 방패막이가 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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