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연합과 MOU 체결 협상 진행..메모리 사업부 매각 두고 몸값 올리기 거듭

[공공뉴스=황민우 기자] 혼전을 거듭하고 있는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에서 SK하이닉스가 기사회생했다.

14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도시바는 전날 이사회를 연 뒤 보도자료를 통해 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한·미·일 연합’과 도시바 메모리 매각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협상을 진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매각 계약 파트너가 확정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단계까지 진행되지는 못했다.

앞서 지난 6월 도시바는 한·미·일 연합이 우선협상대상자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7월 미국 웨스턴디지털(WD), 대만 홍하이와도 협상을 재개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WD를 우선협상대상자로 다시 선정했다고 밝힌데 이어, 나흘 만에 세 곳의 컨소시엄과 원점부터 협상을 검토한다고 다시 말을 바꿨다.

업계에서는 도시바의 이번 결정을 두고 한·미·일 연합이 다시 우선권을 쥔 것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미·일 연합 측은 도시바에 2조엔(약 20조9000억원)의 인수 비용 외에 추가로 연구개발비 4000억엔(약 4조1000억원)을 제공하는 내용의 최종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도시바는 원전 사업 실패로 인해 어마어마한 빚을 떠안고 있는 상황. 내년 3월까지 빚을 청산하지 못하면 상장 폐지될 우려도 있다.

때문에 도시바는 현재 돈이 가장 시급하다. 몸값을 올리기 위한 저울질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아직 변수는 남아 있다.

또한 MOU도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도시바는 여전히 WD와 협상을 계속할 수 있다.

여기에 WD는 합작법인을 무기로 “우리의 허락 없이는 매각할 수 없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 WD의 방해도 넘어야 할 산 중 한다. 계약이 성사된다 해도 중국 등 주요국 경쟁당국에서 기업 결합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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