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대법원장 인준안 24일까지 처리 호소..추미애 ‘땡깡’ 발언 사과 등 설득 착수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에 있어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오는 24일 이전까지 처리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김 후보자의 운명이 이번주 갈린다.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대야 호소를 하는 등 김 후보자의 인준에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이 실패를 겪은 상황에서 만약 김명수 후보자 역시 낙마를 하게 된다면 문재인 정부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정부와 여당은 바짝 긴장한 상태다.

하지만 야당의 반대 기류는 팽배하다. 김명수 후보자가 대법원 경륜이 없고, 우리법연구회 등 소위 좌파 단체에 가입한 경력 등을 들어서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았다. 특히 보수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반발은 거세다.

한국당은 지난 김이수 후보자 낙마에 상당한 재미를 봤기 때문에 이번 김명수 후보자 인준 절차에도 야3당의 공조를 공고히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를 통해 한국당이 야당의 맏형이라는 점을 각인시키려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바른정당은 당 지도부가 공백인 상태에서 주호영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김명수 후보자 낙마를 통해 당의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문제는 국민의당 속내가 복잡하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지난 김이수 후보자 낙마로 인해 20대 국회의 결정권이 국민의당에게 있다는 것을 만방에 알렸다. 국민의당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낸 것.

하지만 그만큼 후폭풍에도 시달려야 했다.

김이수 후보자 인준안은 147표의 찬성표를 얻어야 통과가 가능했지만, 2표가 모자란 145표밖에 나오지 않았다.

표 계산을 해보면, 현재는 무소속이지만 과거 민주당 소속이었던 정세균 국회의장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가정하고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이 120표, 그리고 당시 무소속 서영교 의원과 정의당 6표, 새민중정당 2표까지 더하면 모두 130표의 찬성표가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145표가 나온 것은 국민의당 39명 의원 중 최대 15명 정도만 찬성표를 던졌을 것이라 추론할 수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사진=뉴시스>

결국 김이수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면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에게 문자폭탄이 쏟아졌고, 김이수 후보자는 전북 고창 출신인 탓에 호남 일부에서도 반발이 일었다. 당 기반인 호남에서의 역풍으로 호남 민심이 이탈하는 양상을 나타내기도 했다.

게다가 헌정사상 초유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사태로 헌법재판소장 공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국민의당이 문재인 정부의 발목을 잡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만약 이번 김명수 후보자마저 낙마를 하게 된다면 국민의당이 감내해야 할 후폭풍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김명수 후보자마저 낙마를 시켜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깊다.

국민의당은 아직까지는 공식적으로 김명수 후보자에 대해 반대 입장을 갖고 있다. 문제는 그것이 표결 문제로 까지 이어질 것인지 여부다.

이런 가운데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18일 ‘땡깡’ 발언에 대해 국민의당에게 사과했다. 전날 문 대통령이 직접 국회에 김명수 후보자 인준을 당부함에 따라 인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개를 숙인 셈이다.

앞서 국민의당은 추 대표의 ‘땡깡’ 발언을 문제삼으며 해당 표현과 관련해 당사자의 사과가 없을 경우 민주당과 어떤 절차적 협의도 없다고 선언한 바있다.

이에 추 대표는 이날 광주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김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부결 직후 국회의 무책임을 자문하는 과정에서 저로 인해 행여라도 마음이 다친 분들께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추 대표는 “시대 과제와 국민의 바람이 무엇인지 잘 알기에 유감을 표현에 있어 머뭇거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24일까지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처리되지 않는다면 사법부 공백이 이어진다”며 “이런 사태는 여야 모두가 바라지 않고 무엇보다 주권자 국민이 용납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김명수 후보자의 운명은 국민의당에게 달렸다. 국민의당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김명수 후보자의 운명이 갈린다. 때문에 정부와 여당은 국민의당 설득 작업에 착수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자신의 ‘땡깡 발언’에 사과를 요구한 국민의당에 유감을 표했다. 이에 따라 김명준 후보자 인준안 처리가 급물살을 탈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사진=뉴시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추 대표의 사과에 대해 “극히 미흡하다”면서도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한 여야 협상에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임명동의안 본회의 상정 후 표결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하지만 과연 얼마나 설득이 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국민의당은 표결은 찬반 당론 없이 의원들의 자율적인 판단에 맡긴다는 기존 입장에서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현재 보수 개신교를 중심으로 군대 내 동성애 논란 불을 지피고 있다.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명수 후보자의 인준 역시 쉽지 않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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