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소영 기자] 최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지진 이후 진앙지 인근의 땅이 늪처럼 변하는 지반 액상화 의심 현상이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

액상화는 강한 지진으로 지반이 흔들리면서 땅이 지하수와 섞여 물렁물렁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기상청은 액상화 현상이 의심됨에 따라 실태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지난 15일 오후 2시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km 지역에서 규모 5.5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포항 시내 건물 외벽이 무너져 있다. <사진=뉴시스>

18일 기상청 지진화산센터는 “액상화는 눈에 보이는 현상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면서 “19일 오전 직접 땅을 시추해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이 지반 액상화 조사를 위해 시추 작업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15일 포항 북구에서는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의 진앙으로 추정되는 포항시 흥해읍 용천리 논밭 곳곳에서는 물이 차올랐다.

액상화 현상은 지하수가 땅 밖으로 솟아오르면서 점토층과 뒤섞인 흙탕물이 지면 밖으로 분출되는 현상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흥해읍 대성리의 아파트가 기울어진 이유 역시 액상화 현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포항 지진 이후 흥해읍 일대에서는 추수를 마친 마른논이 다시 물을 댄 것처럼 젖거나 땅 밑에서 물이 올라오는 현상 등이 목격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상청은 “액상화가 맞다면 국내 최초 사례가 되겠지만 이번 현상이 액상화가 맞는지를 두고 아직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면서 “현재 물이 차오른 현상이 나타난 곳, 그리고 이런 현상이 없는 곳까지 시추해 과거 자료와 비교해 보면 액상화를 판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액상화 현상 결과 여부는 한두 달 뒤 나올 것으로 보인다.

포항 지진이 발생한지 사흘째인 이날까지 총 52회의 여진이 있었지만 다행히 소강상태에 들어간 모습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6시57분께 포항에서 규모 2.6의 여진이 발생한 이후 이날 오후 3시 현재까지 규모 2.0 이상의 추가 여진은 없었다.

포항에서는 지금까지 규모 5.4의 본진이 일어난 15일 33회, 16일 16회, 17일 3회의 여진이 기록됐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적어도 1개월 정도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포항 지진에 따른 재산피해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이번 지진에 따른 이재민은 1361명으로 집계됐다.

흥해실내체육관 등 9개 대피소에 대피해 있는 이재민 수는 전날보다 400여명 줄었다.

부상자는 전날보다 5명 증가한 74명이었다. 이 가운데 14명은 입원치료 중이고, 60명은 귀가했다.

재산피해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날까지 접수된 시설피해는 모두 1540건으로 확인됐다. 주택 1090채, 차량 38대, 상가 84개소, 공장 77개소 등이 피해를 입었다.

공공시설 역시 학교 121개소와 도로 10개소, 문화재 5개소 등 총 251개소가 피해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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