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친박계 수장 물갈이 본격화..‘취임 1년’ 임기 완주 가능할까
중소기업 신용대출 금리 시중은행 중 최고..文정부 역행 지적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취임 1년을 맞은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친박(친박근혜)’ 꼬리표를 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대표적 친박 인사로 꼽히는 정찬우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시작으로 전 정부 흔적 지우기가 한창인 상황.

이런 가운데 취임 당시 친박계가 김 행장을 추천하는 등 인사에 관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한차례 논란이 일었던 만큼, 김 행장이 임기를 완주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의 지원과 발전 도모를 취지로 설립됐다. 그러나 김 행장은 문재인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에 반하는 모습을 보여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친박 꼬리표’ 김도진 기업은행장 취임 1년

당시 문제를 제기한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는 ‘친박 금융계 실세’로 군림했던 정찬우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과의 김 행장의 관계에 주목했다.

금융노조는 지난해 12월16일 성명을 통해 “11월14일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주관한 저녁식시 자리에 김도진 기업은행 부행장,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득준 큐브인사이트 회장이 모임을 가졌다”면서“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금융위가 김 부행장과 김규태 전 기업은행 전무이사와 관료 1명을 추천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친박계가 인사에 개입한 정황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고 특검이 가동되는 동시에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남겨놓은 엄중한  상황에서 도덕성과 능력이 검증된 신망 받는 사람이 아닌 자기 사람 챙기기를 시도하는 정권과 금융당국의 배짱에 기가 막힐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노조는 “김 부행장은 또 어떠한가. 부행장 자리에 있으면서 본인의 소임인 경영전략그룹 업무보다는 오로지 행장이 되기 위한 동아줄만 찾으러 다니는데 혈안이 된 인물”이라며 “전체 조직에 대한 장악력이나 리더십은커녕 능력이나 신뢰조차 내부에서 ‘0(제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곧바로 해명자료를 내고 “노조가 언급한 인물을 후기 기업은행장으로 추천한 바 없다”며 “노조 성명에서 언급한 모임도 전혀 가진 바 없다”고 해명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특성상 기업은행장 자리는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김 행장은 지난해 12월 임명됐으며,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무정지 상태였기 때문에 황교안 전 권한대행이 임면권을 행사했다.

이에 금융노조는 “기업은행장 인사는 권한대행으로 하는 최초의 인사로 ‘국민의 신뢰를 얻느냐 잃느냐’를 판단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현 상황을 정확히 인지해 부정청탁 로비인사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중소기업 지원과 국민경제 발전에 도움될 민심에 부합하는 인사를 해야 한다. 만약 부정한 인사가 이뤄진다면 황 대행도 이에 대한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IBK기업은행 신용대출 신용등급별 금리현황 (단위 : %) <자료=은행연합회>

◆‘말로만’ 문재인 정부 코드 맞추나?

한편, 김 행장은 취임 이후 ‘동반자 금융’을 강조해왔다. 그는 중소기업의 조력자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 중소기업 육성을 강조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 코드 맞추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중소기업 지원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면서 비난 여론도 쏟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5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6.01%를 기록했다.

이는 기업은행을 포함한 국민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6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수치며, 평균(5.17%)보다도 0.8%p 이상 높다.

평균금리가 높은 이유는 가산금리 때문. 가산금리는 대출 기준금리에 가산돼 대출금리를 구성하는 요소다. 기업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4.53%로 6개 시중은행 중 가장 높다.

뿐만 아니라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물적담보대출의 경우 현재 업계 최하위 수준의 대출금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지난달 기준 기업은행의 물적담보대출 평균금리는 3.21%였다. 시중은행 평균은 3.4%였으며, 평균 가산금리 역시 은행 평균(1.95%)보다 낮은 1.69%다. 이 역시 6개 은행 중 가장 낮은 수치다.

물적담보대출은 부동산, 유가증권 등을 담보로 취급되는 대출로 신용대출에 비해 낮은 금리로 책정된다.

보통 물적담보대출은 신용대출에 비해 부채 위험이 낮기 때문에 낮은 금리로 책정된다. 기업은행의 경우 안전한 담보대출만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인해 신용대출과의 금리가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이와 관련, 기업은행 홍보실 관계자는 “(김도진 행장은) 내부 승진으로 행장 자리에 오른 것”이라며 “친박인사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 대출 금리와 관련해서는 “타 시중은행은 우량기업 위주로 대출을 해주고 있지만, 기업은행은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가 높아보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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