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갑에 맛은 제각각, 필터 이물질에 까다로운 교환 절차까지 SNS 소비자 불만 이어져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담배에 불량품이 있다? 없다?

흔히 ‘짝퉁담배’를 뉴스 등을 통해 접해본 소비자들은 ‘불량담배’에 고개를 갸웃 거릴수도 있을 것이다. 당연히 라이터로 불을 붙여 연기를 흡입하는 연초담배에서 담배 자체의 불량은 찾아보기 힘든것도 사실.

하지만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궐련형 담배 스틱에 불량을 접한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국내 궐련형 담배 시대를 연 '아이코스.' 한국필립모리스의 궐련형 담배 '히츠스틱'은 국내 시장 진출 1개월만에 시장점유율 2.5%를 달성하는 등 국내 담배시장 판도에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공공뉴스DB>

궐련형 담배가 국내에 상륙한 건 지난 5월. 바다 건너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던 ‘아이코스’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우리나라 담배시장 판도에 적지 않은 지형변화를 가져왔다.

아이코스 국내진출 1개월차인 지난 6월 260만갑이던 궐련형 전자담배 반출량은 지난 10월에는 2070만갑으로 급증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반출량이란 ‘소비자에게 판매되기 전 단계로 제조업체가 도·소매 업자에게 넘긴 양’을 말한다.

여기에 BAT의 ‘글로’, KT&G의 ‘릴’ 까지 궐련형 담배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 담배시장도 거센 변혁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히츠스틱’ 출시 1개월만에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 2.5% 기염

궐련형 담배시장의 선두주자나 마찬가지인 필립모리스사의 시장 점유율은 채 반년도 지나지 않아 2.5%를 넘어섰다(2017년 3분기 실적 기준). 서울지역의 점유율은 지난 8월 기준 5% 안팎으로 보고 있을 정도다. 실제로 흡연자가 많은 주변을 살펴보면 체감지수는 20%대를 웃도는 것 같다.

이처럼 궐련형 담배가 대히트를 기록하며 덩달아 궐련형 담배 카트리지인 ‘히츠스틱’ 역시 연일 판매량 기록을 갱신중이다. 여기서부터 불거지고 있는 것이 바로 ‘불량담배’ 문제다.

우리나라에 공급되고 있는 ‘히츠스틱’은 모두 5종류. 이들의 원산지는 이탈리아다. 아직 국내생산은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흔히 ‘아이코스’라 불리는 것은 이 스틱을 가열하는 기기의 명칭이다. 즉, 히츠스틱이 우리가 알고 있는 담배와 같은 의미인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연초, 불을 붙여 그 연기를 흡입하는 기존방식의 담배에서 불량논란은 아예 논외로 취급된다. 거의 불량제품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열식인 궐련형 스틱에서 불량 제품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는 소비자가 늘며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판매사인 한국필립모리스는 “히츠스틱으로 접수된 고객 불편이나 불량은 아직까진 없다”고 밝혔다.

최근 흡연구역 곳곳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애용하는 끽연가들을 적지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늘어난 애용자만큼이나 궐련형 담배 인 '히츠스틱'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공공뉴스DB>

한국필립모리스 측은 <공공뉴스>와의 통화에서 “공식적으로 접수된 히츠스틱에 대한 불량문의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담배의 맛 차이는 지극히 주관적인 것으로 개개인의 느낌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이것을 제품의 불량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SNS등에서 소비자들의 히츠스틱에 대한 불만은 쉽고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다.

취재 도중 만난 직장인 A씨는 “한 갑에 20개들이 히츠스틱이 제각각 다른 맛을 내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담뱃갑에 들어있는 것 중 어떤 것은 제맛이 나는가 하면 또 어떤 것은 아무 맛이 안 나는 등 제각각인 경우가 많았다”면서 “애초 여러 맛 담배라고 고지를 하지 않은 이상 이런 경우는 불량인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국내에 아이코스 출시때부터 쭉 이용해왔다는 직장인 B씨는 “당장 금연은 힘들고 아이코스로 갈아탄 뒤 그나마 약간의 금연효과를 보고 있다”면서도 “문제는 (나만 그러는지) 보통 20개들이 한 갑에 한 두 개 정도의 불량상품이 꼭 섞여 있다”고 전했다.

B씨가 호소하는 불량 역시 ‘맛의 차이’였다.

B씨는 “예를 들어 나는 일반 담배 한 갑을 샀는데 그 안에 맨솔 담배 두어 개가 들어있다고 가정해보자. 이것은 명백한 불량아닌가”라면서 “상식적으로 미각을 느낄 수 없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누구나가 느낄 수 있는 다른 맛이 섞여 있다는 것은 (제품) 문제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 갑에 맛은 제각각?..까다로운 교환 절차에 "차라리 그냥 피워!"  

한편, 이 밖에도 답답한 타격감을 토로하는 이들도 많았다. 타격감이란 담배를 피울때의 흡입감을 말한다. 연초에 비해 느낌이 답답하다는 것. 또 보통 20개들이 한갑에 타격감이 떨어지는 제품들이 한 두 개씩은 있다는 지적이 가장 많았다.

특히 아예 제품자체의 불량상품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과정에서 필터에 이물질이 붙어있는 상품, 또 아예 스틱자체가 부러져있는 상품 등 SNS상에 제기된 불량종류도 다양했다.

심지어 ‘히츠스틱 불량확인법’까지 등장하고 히츠스틱을 잘 이용하기 위한 ‘꿀팁’마저 올려놓은 블로거도 있을 정도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1위를 고수하고 있는 '히츠스틱'이 불량논란에 휩싸이며 SNS상에서도 이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잦아지고 있다. 사진은 한 블로거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히츠스틱' 불량 상품. 하지만 불랑상품을 교환하기 위한 방법도 까다로워 소비자들의 불만섞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네이버 블로그 캡쳐>

흔히 불량품은 교환하면 된다. 다만, 그 과정과 절차가 매우 까다로울 경우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사실상 교환을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실제 본 기자가 히츠스틱 불량 교환에 대해 아이코스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회사는 불량교환법을 친절히 안내했다. 그러나 구매한 히츠 상품의 영수증이 꼭 있어야 하고, 또 애초 불량담배가 들어 있던 담뱃갑 또는 담뱃갑의 일련번호 이 모두가 있어야 교환이 가능했다.

취재 도중 만난 C씨는 “(히츠스틱은)20개들이 한갑에 4300원이다. 이중 한 개 정도 불량 상품이 있다고 해서 그걸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고 또 10여분을 기다려 영수증과 답뱃갑을 챙겨서 교환받을 소비자가 얼마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실제 C씨는 한 두 번 고객센터에 연락을 해봤지만 이내 그냥 포기하고 말았다. 그는 “차라리 불량상품 한두개 버리고 새상품을 사서 피우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히츠스틱 불량 문제에 대해 서울시내에 위치한 한 아이코스 대리점에 문의를 하자 “아이코스 가열기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대리점 직원 D씨는 “어느정도 간격을 두고 흡입한다던가 스틱을 이용할 때 담배결에 잘 맞춰서 아이코스에 삽입하는 등 신경을 쓰고 (히츠스틱을)이용한다면 어느 정도 해소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사용팁을 전하기도 했다.

한국필립모리스 측은 “아직까지는 (히츠스틱에 대한) 불량이나 고객불만이 접수된 내용은 없지만 지속적인 제품 개선을 통해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제품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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