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자금? 매년 수십억씩 곳간 불리는 오너일가..새 정부 적폐기업 명단 오르나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가구전문업체 퍼시스그룹이 새 정부의 적폐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창업주인 손동창 퍼시스그룹 회장이 2세 승계를 위한 지분 밀어주기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진 한편, 매년 이어지는 오너일가의 수십억 배당금 잔치 역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손동창 퍼시스 회장, 승계 위한 지분 몰아주기 ‘꼼수’

퍼시스 계열사 팀스는 최근 시디즈의 의자 제조·유통 부문 사업 일체를 양수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양수기준일은 내년 4월, 양수가액은 325억2600만원이다.

회사 측은 이번 양수 배경을 “사업확장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따르면, 팀스의 지난해 매출은 99억3900만원, 영업적자는 4억2000만원이었다.

팀스는 지난 2010년 12월 상장사 퍼시스에서 인적분할한 교육용 가구업체. 퍼시스를 제외한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다.

팀스는 교육용 가구 정부조달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중소기업만 공공조달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돼 판로가 막히면서 매출이 70%가량 줄었다. 이후 퍼시스 계열사의 일감을 일부 생산하는 방식으로 그나마 사업을 연명했다.

반면, 퍼시스의 비상장 의자 전문기업 시디즈는 알짜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 1394억원, 영업이익 80억원을 기록했다.

양수대상 영업부문의 매출액은 1298억원으로 지난 3분기 누적 팀스 매출액(102억원)의 13배에 달한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손 회장이 아들 손태희 퍼시스 부사장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앞서 손 회장이 팀스 지분 전량을 일룸에 매각한 것을 보면 이 같은 의문에 더욱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시디즈는 그동안 퍼시스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해온 회사로 손 회장이 시디즈를 통해 퍼시스, 일룸, 팀스 등을 지배하는 구조였다.

시디즈는 손 회장이 지분 80.51%(26만8660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손 부사장은 0.78%(2591주)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일룸의 경우 손 부사장이 지분 29.11%(39만4215주)를 가진 최대주주이며, 손 회장의 장녀 손희령씨가 9.60%(13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4월 시디즈는 보유 중이던 팀스 지분 40.58%(81만1522주) 전량을 약 149억원에 계열사 일룸에 매각하면서 일룸은 팀스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손 부사장의 영향력 역시 더욱 커지게 된 셈.

특히 내년 4월 시디즈 영업양도가 마무리되면 손 부사장은 일룸뿐만 아니라 팀스, 시디즈의 핵심 사업까지 손에 쥘 수 있게 된다. ‘손 회장→시디즈→퍼시스·일룸·팀스’로 이어지는 퍼시스그룹의 지배구조가 ‘손 부사장→일룸→팀스·시디즈 의자사업’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또한 시디즈가 일룸에 주식 전량을 매각할 당시 1주당 가격은 1만8400원으로, 최대주주 지분임에도 불구하고 매매가격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지 않은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결국 손 회장이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손 부사장에게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분을 몰아주는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매년 수십억씩 곳간 불리는 오너일가..왜?

한편, 손 회장 등 오너일가는 매년 그룹에서 수십억의 배당금을 챙겨왔다.

퍼시스의 2016년회계연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주주들에게 66억1800만원을 배당금으로 건넸다.

문제는 배당 수혜가 오너 일가에게 집중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퍼시스의 특수관게인 지분율은 총 51.51%(592만3541주)였다.

최대주주는 시디즈로 30.44%(353만5809주)의 지분을 보유했다. 이어 손 회장은 16.73주(192만3556주)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밖에 손 회장의 부인 장미자씨 0.64%(7만3600주), 손 부사장과 장녀 희령씨가 각각 0.56%(6만4400주)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 같은 지분율에 따라 손 회장은 지난해 13억4648만원, 장씨는 5152만원, 손 부사장과 희령씨가 각각 4508만원을 챙겼다.

뿐만 아니라 손 회장과 손 부사장은 퍼시스의 최대주주인 시디즈에서도 배당금을 받고 있다.

시디즈는 2016년과 2015년 각각 3억2125만1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 가운데 손 회장과 손 부사장의 지분율은 총 81.29%에 달한다.

오너일가가 이처럼 배당에 신경을 쓰는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2세 승계 과정에서 활용될 상속세 마련 또는 손 회장 퇴임 후 노후자금을 위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한편, 이와 관련 회사 측에 취재를 요청했으나 “자세한 사안은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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