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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신일 칼럼] 음악, 민주주의를 꿈꾸다 ① 음악과 권력
  • 동신일 칼럼니스트
  • 승인 2017.12.2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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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뉴스=동신일 칼럼] 촛불운동으로 인한 정권 교체 이후 한국 사회는 참 많이 달라지고 있다. 현 정권에 대한 지지 입장과 상관없이 말이다. 문득 권력이란 무엇일까를 음악의 속성과 함께 생각해 보았다.     

민주주의와 전체주의의 구분은 간단하다. 국가를 운영하는 주체가 사회 구성원이냐 소수 이익집단의 비호나 상호 협조하에 1인이 강력한 정치권력을 행사하느냐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문화는 개개인이 주체적으로 형성함을 원칙으로 한다. 허나 이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법률과 제도를 정의로운 권력과 함께 개인 혹은 사회 전체가 공통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유롭게 행동할 때에만 이루어질 수 있다.

음악을 비롯한 모든 예술 작품도 작가의 다양한 사고와 표현의 결과물이지만 그 내면을 이루고 있는 형식이나 양식에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드러내기 위한 강력하고 의도된 힘, 즉 권력의 논리가 자리 잡고 있다. 그것이 비록 해체주의나 반이성주의에 입각한 것이라 해도 이미 그 자체에 권력이 깃들어 있다.

문학, 미술, 영화, 음악, 무용, 건축 등에서 구도는 소리나 빛, 문자, 돌, 그리고 육체 같은 표현 수단을 이용해 집합 결정체인 형식을 완성해 가는 과정과 그 방향성이다. 여기서 권력은 밀접한 상관관계 아래 각 요소들을 배열하는 힘으로 작용한다.

권력은 악하거나 선한 것이 아니다. 권력 자체는 가치중립적이다. 정치적 권력은 작용하는 의도와 방향에 따라 보편적 의미의 선과 악으로 작용하며, 예술적 표현에서 권력은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형태를 주관하며 작가의 의도를 완성한다.

클래식의 오케스트라는 음악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 구조를 드러낸다. 현악기, 목관악기, 금관악기, 그리고 타악기 군들이 지휘자를 중심으로 질서 정연하게 배치되어 하나의 명령 체계에 따라 연주한다.

지휘자는 청중과 연주자들의 모든 시선을 받으며 그 시간과 공간 속에서 절대 권력을 행사한다. 물론 그 결과는 조화로운 음향에 의한 감동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관객은 음악 자체의 감상과는 별개의 시각적 권위도 함께 부여받음으로써 시행자와 수용자간의 뚜렷한 경계를 내면화시킨다.

대음악당이나 교회에서 볼 수 있는 파이프 오르간도 마찬가지이다. 가장 중앙 상단위에 혹은 중앙의 한편에 있어도 바라볼 때 그 위치나 바라보는 각도상 그 위용은 대단하다. 더구나 형태는 물론이고 음향의 크기나 음색은 공간을 완전히 압도하여 마치 신이나 최고 권력자의 권세를 드러내는 듯하다.             

음악의 내부 구조도 그렇다. 화음이 단순히 음을 쌓아 올려 동시에 울림을 주는 것이라면 화성은 그 화음들의 진행 방식을 말한다.

전통적인 서양음악은 화성의 진행에 일정한 규칙이 있다. 대부분 으뜸화음에서 출발하여 진행하다가 버금딸림화음이나 그 유사 화음을 거쳐 딸림화음으로 진행한 후 필연적으로 다시 으뜸화음으로 되돌아온다. 중간진행 화음 중 속화음이나 조바꿈에 있어서도 반드시 딸림화음을 거친다.

다시 말해서 이러한 으뜸음과 그를 보좌하는 준속화음(버금딸림화음), 속화음(딸림화음)의 존재가 전체 음악의 주류 세력으로 작용하며 나머지는 대리나 변화화음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왕(으뜸)을 중심으로 한 군신들(버금, 딸림)과 백성의 계급 체계와 같다.

이는 음악도 인간 사회의 부산물인 만큼, 그 구조가 반영되어 있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일까? 물론 쇤베르크의 12기법에 의한 무조음악은 1옥타브 12개의 음을 철저히 그 종속 관계를 해체하고 각각을 독립시켜 또 다른 형식에 의하여 재구성하기도 한다. 아무튼 음악에서도 인간 세상의 권력 현상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고급음악과 대중음악의 분류에도 권력은 작용한다. 서양음악은 왕과 귀족의 전유물에서 상업자본이 형성되는 대항해 시대를 거쳐 산업혁명 이후 유래 없는 자본을 축척한 신흥 부르주아에 의해 더욱 발전하게 되었다.

정치, 경제적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는 중산층 청중이 늘어나자 궁의 조그마한 연주회장으로는 수용이 불가능해졌다. 그리하여 규모가 커져 대형 공연장이 되었고 그에 맞춰 음향의 크기도 커져야 하니 오케스트라의 악기 편성도 커졌다.

또한 청중석 끝까지 소리가 전달되어야 했기에 악기 개량은 물론, 벨칸토 창법 같은 가수의 발성도 개발되었다. 형식과 내용면에서는 인간 삶의 고난과 승리, 사랑을 담은 신화나 서사적 영웅담들이 교향곡과 오페라에 담겨 공연되었다.
                         
1, 2차 세계대전 이후 라디오, TV 같은 매스미디어의 대량 보급은 대중문화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 그러나 여전히 부유한 계층은 모든 면에서 일반 대중과 구별 짓는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동신일 칼럼니스트

세한대학교 실용음악과 겸임교수

구별 짓기를 시작하면 곧바로 온갖 정보로 그 선두자를 좇아가 구별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대중들의 밴드왜건 효과(Bandwagen)는 그들을 한층 특별하게 만들었다. 미술 작품에서도, 음악에서도 부유한 계층의 소비 방식은 가격과 시공간의 차이를 두어 더욱 특별한 고급 문화를 어김없이 존재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구별 짓기는 대중음악 장르 간에도 행해진다. 연령대와 교육정도 그리고 지역에 따라 문화 수준을 나누고 있다.       

 

 

동신일 칼럼니스트  114@00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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