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술년 새해 다짐 : 일하기 좋은 나라·포비아 없는 세상→실천하는 건강한 사회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2018년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밝았다.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면서 모두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간절한 바람을 기도하기도 한다.

매년 새해를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많은 계획을 세우고 실천 의지를 다진다. 그리고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 각계에서도 올 한 해를 어떻게 보내겠다는 다짐과 정책들을 쏟아낸다.

이 같은 계획과 다짐은 말로만 끝내면 안 된다. 실천이라는 과정이 있어야 비로소 ‘진짜’가 되고 더 건강한 대한민국이라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일하기 좋은 나라, 포비아가 없는 세상, 서로 믿고 의지하는 생활 속 더욱 건강하고 힘찬 대한민국의 미래를 꿈꿔본다.

2018년 무술년 첫날인 지난 1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미포방파제에서 시민들이 힘차게 떠오르는 새해 첫 해를 맞이하고 있다.

# 너도나도 일자리 창출..최저임금 인상 돌파 관건

올해는 정치·경제·사회 전반에서 특히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외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국민의 삶의 질 개선을 최우선 국정 목표로 삼아 국민 여러분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문 대통령은 그동안 좋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내는 것을 강조해왔다.

재계 역시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에 맞춰 다양한 분야에서 일자리를 만들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하지만 시간당 7530원으로 오른 최저임금이 발목을 잡는 분위기도 있다. 지난 1일부터 인상된 올해 최저임금은 지난해(6470원)보다 16.4% 올랐다.

이는 지난 2000년 9월부터 2001년 8월(16.6% 인상) 이후 17년 만에 최대 인상 폭. 일급 환산 시 6만240원(8시간 기준), 월급으로 환산하면 157만3770원(주 40시간 기준)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일자리 창출은 상충되는 문제. 때문에 곳곳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고, 어떻게 이 위기를 돌파하느냐가 관건이다.

상승한 인건비는 사업주에게 큰 부담이 된다. 그리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역효과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분위기다.

방학을 맞은 학생들은 저마다 학비, 용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모습이지만,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오히려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또 경비원이나 청소원 등도 일자리가 줄면서 중장년층 역시 일의 터전을 빼앗기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최저임금이 인상돼 월급이 오를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주변에서 근무시간이 단축되는 경우도 많이 봤다는 아르바이트생들의 하소연도 이어졌다.

중소기업들도 최저임금 7530원 시대 막이 오르면서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중기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300곳 가운데 18.1%만 ‘채용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나머지는 ‘미정’(60.4%)이거나 ‘채용계획이 없다’(41.3%)는 반응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제단체들은 신년사에서 일제히 강한 수준의 규제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규제 혁파 없이는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도 힘들다는 것.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기업의 혁신을 위해 새롭게 일을 벌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개방형 체제로 규제 시스템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도 “국회와 정부에서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고 혁신을 촉진하는 정책을 펼쳐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역시 “과잉 규제로 우리나라의 여러 산업이 중국에 뒤쳐져 있다”면서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없이는 경쟁력 향상은 물론 일자리 창출도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과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지난해 12월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 환경 조성을 위한 '식품안전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포비아’ 공포에서 탈출하는 대한민국

또한 지난 한 해 ‘포비아’ 공포에 갇혔던 대한민국이 포비아 그늘에서 벗어나는 것도 올해의 숙제 중 하나다.

지난해는 먹거리 논란부터 생리대 파동까지 겪으면서 ‘푸드포비아(음식공포증)’ ‘케미포비아(화학물질 공포증)’가 확산됐다.

살충제 계란, 브라질산 부패 닭고기, 햄버거병, 간염 소시지, 유전자변형농작물(GMO) 라면 등 모두 지난해 대한민국 식탁 건강을 위협했던 장본인들이다.

또한 발암물질 생리대로 평생 생리대를 사용해야 하는 여성 소비자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시중에 판매 중인 생리대 및 기저귀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다.

류영진 식약처장은 지난해 12월29일 신년사에서 “먹거리 안전은 ‘나라다운 나라’의 기본”이라며 “먹거리가 불안하면 우리 사회의 신뢰가 물어진다. 먹거리 안전에 대해서는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류 처장은 “지난해 문제가 됐던 계란과 닭고기에 대해 앞으로 안전한 제품만 유통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발암물질 생리대 파동과 관련해서는 “생리대 전성분 표시를 도입하고 위생용품 관리체계도 법 시행에 따라 새롭게 개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늘 일이 터지고 나서야 입으로 선행되는 관계기관들의 다짐 탓이다.

오늘도 제천 화재 참사 유가족들은 고통으로 새해를 맞이하고 있고, 믿었던 병원에서 하루아침 사이 어처구니 없이 눈도 뜨지 못한 자식을 잃은 부모들은 여전히 분노와 그리움으로 하루하루 마음이 타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 살기좋은 나라말뿐인 노력은 이제 그만! 

곳곳에서는 지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고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새해부터 굳은 다짐을 하고 있다.

다만, 올 한 해를 더욱 슬기롭게 해쳐나가기 위해서는 말 뿐만이 아닌 각계에서 부단한 노력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 중인 취업준비생 A씨는 <공공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일자리 창출 움직임이 누구보다 반갑긴 하지만, 최저임금이 대폭 오르면서 고용시장이 더 얼어붙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생긴다”면서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 취준생들은 밤낮없이 공부하고 여러 준비를 하고 있지만, 채용해주는 곳이 없으면 결국 우리가 갈 곳은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올해에는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서 청년실업률이 감소됐다는 소식을 듣고 싶다”며 “열심히 준비한 모든 취준생들이 그에 맞는 대우를 받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서울 종로구에 사는 주부 B씨는 “아이를 두고 있는 엄마 입장에서 지난 한 해는 먹을거리에 정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며 “올해는 보다 안전한 먹거리로 우리 가족들이 더욱 건강하게 한 해를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고가 터지고 난 후 수습 대책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사실 대한민국의 현실은 사고가 일어나기 전 방지하고자 하는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며 “2018년 새해에는 행동하는 나라 그리고 믿을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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