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당 공천관리위원장 놓고 ‘초·재선 VS 중진’ 치열한 기싸움 한창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자유한국당이 초·재선 의원들과 중진 의원들 간의 갈등 양상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홍준표 대표가 일부 시·도당 공천관리위원장직을 초선 의원 대신 중진 의원에게 맡기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초·재선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6월 지방선거 공천 지분을 놓고 자유한국당내 초재선 의원그룹과 중진의원들과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홍준표 대표의 리더십도 휘청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당초 홍 대표는 자신의 리더십에 압박을 가하는 중진의원들에게 일부 시·도당 공천관리위원장직을 맡기는 중재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공천관리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당내 초·재선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사실상 홍 대표의 중재안은 ‘일단 보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 대표로서는 당 중진들과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마주치게 된 것.

이미 지난 1일 당내 계파정치 청산을 요구하며 집단움직임을 보였던 한국당 초·재선 의원 30여명은 지난 20일 본회의 직후 다시 회동을 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서 일부 의원들은 홍 대표의 소통부족에 대한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은 또 오는 28일 다시 모임을 예고하면서 점차 집단회동을 정례화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홍 대표는 이에 지난 21일 직접 초재선 의원들을 만나기도 했지만 수습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당 초·재선 의원들과 중진 의원들의 갈등을 증폭시킨 또 다른 단초가 발생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이 당 중진들을 향해 비판을 쏟아낸 것이다.

장 대변인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부산시장과 관련해서 경선에 뛰어들어서 당의 경쟁력을 높이는 불쏘시개 역할이라도 하겠다는 중진이 없다’고 힐난했다. 그는 “부산시장 선거는 풍전등화”라며 “부산이 패배한다면 자유한국당은 사망하는 것”이라고 중진들의 결단을 촉구했다.

하지만 한국당 중진들은 “현실을 모르는 발언”이라며 콧방귀도 뀌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당장은 목전으로 다가 온 ‘공천지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가 한 관계자는 “한국당 중진의원들의 홍 대표 압박이나 초선의원들과의 갈등은 공천지분 때문 아니겠느냐”며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은 바로 ‘힘’을 의미하는 만큼 현역의원들에게 지방선거 공천지분은 결국 자신의 지역구에서 입지확보라는 점과 맞물려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현재 한국당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당내 중진들과 초·재선의원들의 갈등 양상은 ‘공천’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자유한국당 내 초재선 의원과 중진의원들과의 갈등 양상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심지어 오는 6월 지방선거 공천 작업이 시작되면 양 진영의 대립이 극에 달할것이란 부정적인 관측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은 지난 2월2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차 전국위원회 모습. <사진=뉴시스>

홍 대표로부터 일정 부분의 공천지분을 받아내겠다는 당 중진들과 자신의 안정적인 당권과 리더십을 지키기 위해 일부 양보할 뜻도 가지고 있는 홍 대표. 하지만 이런 낌새를 눈치 챈 당내 초·재선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결국 불똥은 다른 방향으로 튀게 된 셈이다.

따라서 본격적인 지방선거 공천 작업에 돌입하게 되면 한국당 내 초·재선 의원들과 중진 의원들의 갈등양상 역시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초·재선의 입장에서 본다면 중진들은 가만히 앉아서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려는 집단으로 해석되고 있고, 중진들은 초·재선은 현실도 모르는 청맹과니와 같은 존재라고 인식하고 있다. 때문에 양 진영의 갈등은 공천작업과 함께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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