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긍정적 평가 속 ‘나인원 한남’ 개발사업 책임론 걸림돌 작용 우려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내달 두 번째 임기를 마치는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의 연임 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모습이다.

대신금융그룹이 대신증권을 필두로 부동산 사업을 확장하면서 ‘나인원 한남’ 개발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최근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나 사장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사진=대신증권 홈페이지 갈무리>

23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내달 1일 나 사장의 연임 여부가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나 사장의 임기는 오는 3월 말까지다.

나 사장은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의 신뢰가 두터운 인물. 지난 2012년 취임해 두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그동안 자산관리 부문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이끌었고, 지난해 실적 면에서도 올해 연임이 무난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부동산 개발사업 나인원 한남에 대한 분양보증의 불승인 결정을 내리면서 나 사장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대신금융그룹은 지난 2016년 5월 매입한 한남동 680-1번지 일대에서 나인원 한남 개발 프로젝트를 돌입했다.

6000억원대의 이 프로젝트 핵심 사업자는 대신증권과 자회사 대신F&I다. 대신F&I는 지분 100%를 보유한 대신증권 지휘 아래 당시 한남동 부지를 매입하고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특히 개발사업에서 발생한 이익은 고스란히 대신증권 회계에 연결로 잡히게 돼 대신증권이 부동산 개발사업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높은 분양가가 사업의 발목을 잡으면서 진퇴양난에 빠졌다.

대신F&I는 지난해 12월 펜트하우스를 포함해 3.3㎡당 평균 분양가를 6000만원대 수준으로 책정해 HUG에 분양보증을 신청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HUG는 분양가가 너무 높다는 이유로 대신F&I에 분양보증 승인 거절을 통보했다.

대신F&I가 HUG와의 접점을 찾아 분양승인을 받을 경우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지만, 양측 입장 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 HUG가 원하는 수준까지 분양가를 낮출 경우, 수익이 급격히 줄어 사업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신F&I는 나인원 한남 개발 초기부터 상당한 재무부담을 안고 있었다. 총차입금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2조6019억원으로 나인원 한남 개발 사업 추진 전인 2015년 말(1조5638억원)보다 1조원 이상 늘었다. 부채비율도 433.5%에서 622.2%로 증가했다.

지난해 9월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조달한 자금 9000억원에서 발생하는 이자는 매일 1억8000만원씩 쌓이고 있다.

결국 대신증권의 순이익 40% 정도가 대신F&I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신증권 역시 대신F&I의 재무부담과 실적 저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신F&I가 분양가를 낮추면 대신증권 연결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대신증권 주가는 분양 승인 신청 이후 기대감 여파로 20일 만에 27.4% 대폭 상승했다가 보증 거부 소식이 전해진 후 한 달 만에 주가가 14.8% 빠지는 등 등락을 거듭했다.

나 사장의 자리보전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또 있다. 대신증권이 주식 분석 부문보다 부동산 사업과 IB(투자금융)에 집중하면서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들이 일자리를 잃을까 좌불안석이라는 말도 나온다.

올해 대신증권은 리서치센터 내에 해외 부동산과 원자재 전담하는 팀을 신설했고 특히 해외 부동산 전담팀까지 꾸려 관심이 집중됐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리서치센터를 없앤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애널리스트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대신증권 홍보실 관계자는 “부동산 사업은 대신F&I가 추진 중인 것으로 대신증권과 전혀 관계가 없고 (사업 차질로 인한) 실적 부담도 느끼지 않는다”면서 “계열사별 성과로 판단해야지 사업 영역이 전혀 다른 계열사를 엮어서 (나 사장 연임이) 위기라고 말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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