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강현우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 보좌관이 23일 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방한했다.

‘미국의 실세’ 이방카 보좌관의 방한에 시선이 쏠린 이유는 향후 한반도 정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여동생 김여정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방남으로 인해 우리 정부와 북한의 대화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이방카 보좌관의 방한은 우리 정부와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중요한 열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딸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2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뉴시스>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이방카 보좌관은 국내 취재진에게 “올림픽 참석을 기대하며 한미동맹을 확인하기 위해 왔다”면서 "한국에 와서 영광이고 미국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함께 방한한 미국 대표단은 이방카 보좌관 외에 상원 외교위 소속인 제임스 리시 의원,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앨리슨 후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담당 보좌관 등으로 구성됐다.

현재 우리 정부는 미국을 상대로 풀어야 할 숙제가 상당히 많다.

우선 북미 대화를 열어야 하는 상황이다. 남북정상회담을 열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으로 북핵 문제 해결에 북한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과 북미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북미대화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이방카 보좌관의 역할이 상당히 크다고 볼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여동생 김여정 부부장의 말을 잘 듣는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방카 보좌관의 말을 귀 기울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방카 보좌관의 언행에 우리 정부는 신경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문제는 통상압박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 기업을 상대로 통상압박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방카 보좌관에게 통상압박은 우리 기업 뿐만 아니라 미국의 경제도 위축시킬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는 점을 명확히 설득시켜야 한다.

우리 정부 입장이 이방카 보좌관의 입을 통해 아버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정부는 일단 이방카 보좌관이 통상압박을 해소할 수 있는 중요한 카드로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방남하는 김영철 전 정찰총국장과 이방카 보좌관의 만남도 숙제로 남아있다.

지난 평창올림픽 개회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펜스 미 부통령과 김여정 특사는 비밀회동이 계획됐지만 북측의 취소로 무산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이방카 보좌관과 김 전 총국장과의 만남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

아직까지는 만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역시 만남에 주도적 역할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만남 가능성은 열려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펜스 미국 부통령이 김여정 부부장을 애써 외면하는 모습이 미국 내부에서 비판 여론이 제기되면서 이방카 보좌관이 김 전 총국장을 만날 가능성은 높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대국적인 모습을 보여야 하는 이유에서다.

정치권은 이번 이방카 보좌관의 방한이 우리에게 있어 상당한 기회의 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이번에도 문재인 정부의 ‘평화구상’을 향한 세심한 행보가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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