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정몽구 회장 사면 연관성 의혹 “사실로 확인된 불법 행위들 엄벌해야”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현대자동차차그룹이 알짜 계열사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자동차 부품 업체 다스(DAS)에 넘기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삼성에 이어 현대차그룹이 다스와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의혹과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비자금 조성 및 횡령 사건으로 지난 2008년 6월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같은해 8월15일 특별사면과 복권을 받았다. 불과 73일 만이다.

당시는 이 전 대통령의 취임 첫 해였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기업 현안 해결을 명목으로 뇌물을 요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이모스 주식회사의 자회사인 주식회사 엠시트 인수에 관한 양해각서 <자료=참여연대>

참여연대는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현대차그룹이 지난 2009년 알짜 계열사인 현대엠시트를 다스에 넘기려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계약서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대엠시트 매각을 둘러싼 현대다이모스와 다스의 거래에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이 정 회장의 사면을 대가로 현대차 시트사업부를 통째로 요구했다 거부당했다. 이후 현대차 부품 계열사 현대다이모스의 자회사로 차량 시트를 생산하는 현대엠시트를 요구, 현대다이모스 측은 간인까지 다 찍은 백지 게약서(양해각서)를 다스 측에 보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이 현대엠시트를 무상으로 넘겨받으려 하자 협상이 틀어졌다.

현대엠시트는 무상 인수가 틀어진 대신, 다스 측은 현대차로부터 많은 물량을 받게 됐다. 그러나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공장 증설이 빨리 이뤄지지 않자 농업시설 외에 허가가 나지 않는 부지를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 등에 매각했다.

공장 외에는 허가가 나지 않던 이 부지에 다스가 공장 부지나 연구동으로 불법 무허가 증설을 했고, 이후 건축 허가와 준공 허가를 받을 때 기재부와 지자체의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참여연대가 이날 공개한 계약서는 매도인인 현대다이모스 측의 직인과 당시 이춘남 대표이사의 사인 등이 담겨 있고, 매수인인 다스 측의 날인만 받으면 되는 양해각서 최종본. 사실상 백지 계약서다.

특히 해당 계약이 논의된 시점은 지난 2008년 8월15일 정 회장이 특별사면과 복권을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로, 다스가 현대차그룹의 물량 몰아주기 지원을 받아 급성장하던 시기와도 비슷하다.

결국 현대차그룹이 총수 사면·복권과 재벌대기업에 대한 비정상적인 특혜나 비호를 바라고 다스에 뇌물을 제공하려 했다는 의혹이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상황.

참여연대는 매도하는 회사가 거의 100% 내부거래를 통해 큰 수익을 매년 안정적으로 누리고 있는 현대엠시트라는 점에서 현대차나 현대다이모스가 현대엠시트와 같은 알짜배기, 실속있는 자회사를 총수 일가와 전혀 관련 없는 납품업체인 다스에 넘기려고 한 이유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는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전제할 때 비로소 납득 가능하다”며 “현대차그룹이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인 다스에게 큰 특혜와 사실상의 뇌물을 제공하려 했다는 의혹 말고는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현재 다스 진짜 주인으로 임 전 대통령을 명시했다. 다스에서 수백억대의 비자금 조성과 횡령이 발생했고, 다스가 BBK 투자금을 환수하는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과 청와대의 직권남용이 있었다. 또 해당 미국 소송과 관련한 변호사 비용 등을 삼성과 현대차가 뇌물로 대답했다는 혐의를 대부분을 검찰은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오는 14일 이 전 대통령을 소환해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거나 보고받았는지 추궁할 예정이다.

참여연대는 “그동안 드러난 이 전 대통령 측의 불법행위와 각종 의혹들을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며 “사실로 확인된 불법 행위들에 대해서는 엄정한 신병 처리와 함께 엄벌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앞서 현대차는 2일 MBC의 ‘현대차가 다스 소송비 대납’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강력 반발한 바 있다.

당초 현대차는 공식 입장을 통해 “다스의 매출액이 크게 늘어난 시기는 현대·기아차의 전세계 물량이 급격히 신장되던 시기로 판매 물량의 증가에 따라 다스의 물량도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스 외에 많은 현대차의 협력회사가 그 기간동안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며 이와 관련된 의혹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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