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최진민 귀뚜라미그룹 명예회장의 앞뒤 다른 행보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기업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정부 규제가 거센 가운데, 귀뚜라미가 최 명예회장 등 지분율이 높은 자회사에 해마다 높은 비중으로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여기에 최 명예회장 일가가 현재 미국에서 보유 중인 부동산과 관련, 매입 자금에 대한 편법 의혹과 함께 미지급 갑질 논란도 불거져 더 큰 공분을 사고 있는 모습.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강승규 전 귀뚜라미 대표가 최근 사임하면서 업계에는 최 명예회장으로부터 ‘토사구팽’ 당했다는 설이 자자한 상황. 때문에 최 명예회장이 겉으로는 정부 눈치보기에 바쁜 반면 뒤에서는 각종 논란을 몰고 다닌다는 지적이다.

◆국내선 일감몰아주기, 해외선 편법에 갑질 논란

귀뚜라미그룹은 귀뚜라미보일러를 필두로 귀뚜라미범양냉방, 귀뚜라미랜드, 귀뚜라미홈시스, 나노켐, 센추리 등 계열사를 보유 중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나노켐의 지난해 내부거래 매출액은 총 467억원이다. 이는 전체 매출액(469억)의 99.5%에 달하는 수준이다.

나노켐은 지난 2016년 451억원(95.7%), 2015년 410억원(89.9%), 2014년(90.1%) 등 매년 높은 내부거래율을 보였다.

나노켐의 대주주는 귀뚜라미다. 그 외 주주 구성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최 명예회장 등 오너일가 지분도 4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귀뚜라미홈시스는 귀뚜라미가 지분 16.7%를 보유 중이고, 귀뚜라미홈시스가 귀뚜라미의 지분 15.81%를 보유한 상호출자 관계다.

지난해 총 매출액 2299억원을 기록했고, 2016년 1467억원, 2015년 36억원, 2014년 48억원 등이다.

내부거래 매출은 지난해 24억원으로 적었지만, 2016년에는 7억원의 매출과 유형자산 매각 578억원 등 607억원으로 41.3%, 2015년 39억원(108%), 2014년 38억원(79.1%) 등이었다.

이 같은 높은 내부거래 비율은 공정거래위원회의 타깃이 될 수 있는 상황. 최근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재벌의 갑질과 일감몰아주기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력한 제재 의사를 밝힌 가운데 귀뚜라미그룹도 공정위 칼날을 피해갈 수 없는 모습이다.

게다가 최 명예회장 일가의 미국 부동산을 두고 편법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 매체에 따르면, 최 명예회장 일가는 닥터로빈유에스에이라는 미국법인을 통해 지난 2007년부터 로스앤젤레스 일대에 부동산을 사들였으며, 1033만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미국법인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장남 성환씨, 차남 영환씨, 딸 문경씨 등이 모두 이사로 등재돼 있다.

닥터로빈유에스에이는 닥터로빈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닥터로빈은 한국에서 미국식 프렌차이즈카페로 문경씨가 주도하는 외식사업이다.

하지만 이 법인은 외식업체가 아닌 부동산임대사업법인으로 확인됐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사실상 최 명예회장 일가는 미국에서 부동산 임대업을 하고 있다는 것.

그러면서 최 명예회장 일가가 부동산 매입을 위해 870달러를 미국에 들여온 경로에 대해 이 과정에서 편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아울러 닥터로빈 2개 매장은 에어컨 공사비 미지급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에어컨 공사업자에게 잔금 일부를 지급하지 않아 당시 분쟁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진민 명예회장, 정부 입맛 맞추기 ‘앞뒤 다른’ 행보

최 명예회장을 둘러싼 잡음은 이 뿐만이 아니다. 가장 최근에는 정권이 바뀐 후 ‘MB 그림자 지우기’에 나서면서 업계 안팎의 눈길을 끈 바 있다.

MB맨으로 알려진 강 전 대표가 지난달 초 물러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언론으로부터 ‘MB 그림자 지우기’ 아니냐는 주목을 받은 것.

귀뚜라미는 2015년 4월 공정위로부터 허위과장 광고 논란으로 시정명령을 받고 그룹을 총괄 지휘할 그룹기획 조정본부를 신설, 당시 최 명예회장과 친분이 있던 강 전 대표를 초대 본부장으로 영입했다.

하지만 최근 강 전 대표가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하면서 최 명예회장에 토사구팽 당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았다.

이 전 대통령이 110억원대 뇌물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 되자 강 전 대표의 존재가 부담이 됐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귀뚜라미 측은 이 같은 소문이 불거지자 “(증권가)찌라시를 통해 떠도는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지만, 강 전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해당 소문에 신빙성을 더했다.

일각에서는 최 명예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전무가 최근 입지를 넓혀가는 것 역시 강 전 대표의 입지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회사 측 “빨갱이 발언·미지급 갑질 등 모두 사실 아냐”

한편, 최 명예회장은 2011년 8월 무상급식을 ‘거지근성’으로 비하하면서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회사 인트라넷을 통해 회사 직원 명의로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를 독려하면서 ‘공짜근성=거지근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

해당 게시물에서 최 명예회장은 “빨갱이들이 벌이고 있는 포퓰리즘의 상징, 무상급식을 서울 시민의 적극적 참여로 무효화시키지 않으면 이 나라는 포퓰리즘으로 망하게 될 것이며 좌파에 의해 완전 점령 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서울시민 모두는 반드시 투표장에 나가서 빨갱이들의 행패를 표로써 완전 제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논란으로 한 차례 불매운동까지 벌어졌지만, 최 명예회장과 그 일가를 둘러싸고 또 다시 각종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정부가 칼끝을 겨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너일가의 갑질, 편법 등 잡음에 신뢰도에도 타격이 불가피한 모습이다.

이와 관련, 귀뚜리미 홍보실 관계자는 “(미국 부동산 매입과 관련해)자금 흐름에 전혀 문제가 없었고, 에어컨 공사비 미지급도 사실이 아니다. 당시 2건 모두 지급한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강 사장이 사임한 것도 (강 사장 본인이)개인 사업을 하기 위해 물러난 것”이라며 “거지근성, 빨갱이 발언도 최 명예회장님이 쓴 것이 아니다.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잘못된 보도로 오해를 받는 것이 더 잘못된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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