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미성년자 5명, 빗길 렌터카 질주로 참변..비대면 카셰어링 사각지대 지적

[공공뉴스=김승남 기자] 최근 10대 청소년들의 겁 없는 무면허 운전 질주에 교통사고가 꾸준히 급증하고 있다.

카셰어링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20세 이하 운전자의 무면허 렌터카 사고건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 실제로 무면허로 렌터카를 몰다가 사망한 운전자의 절반은 10대 청소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면 접촉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이용신청이 가능해 면허증 확인절차가 허술한 카셰어링 제도부터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안성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진=SBS 뉴스 캡쳐>

◆무면허 10대 중·고생 5명 참변..승용차·건물 외벽 파손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26일) 경기도 안성에서 교통사고로 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이들은 모두 10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6일 오전 6시13분께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마정리 38번 국도에서 고등학생 A군이 몰던 K5 승용차가 빗길에서 도로변 건물을 들이받아 중·고교생 탑승자 4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날 사고는 해당 차량이 농협교육원 삼거리에서 평택 방향으로 가던 중 도로변 아웃도어 매장 건물을 들이받아 발생했다.

사고 지점 주변 CCTV 확인결과 사고 차량은 시속 80km 구간에서 100km 넘는 속도로 교차로 신호를 무시하며 달리다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사상자는 중학생 3명, 고등학생 2명으로 모두 미성년자다. 이들은 안성·평택 지역의 서로 다른 학교 학생들로 정확한 관계는 파악되지 않았다.

사고 당시 주변을 지나는 차량이나 사람이 없어 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사고 충격으로 인해 이들이 타고 있던 승용차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졌으며 건물 외벽도 크게 파손됐다.

운전자 10대 고교생은 면허가 없었지만 사고 차량은 안성 시내 렌터카 업체에서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 렌터카 업체 관계자는 이날 새벽 면허 여부를 확인한 뒤 A군 측에 차를 빌려줬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운전한 A군이 면허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히면서 렌터카 업체에서 제대로 확인을 하지 않은 채 빌려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

이에 경찰은 10대인 운전자가 어떻게 차를 빌릴 수 있었는지 조사를 하고 있으며 주변 CCTV 영상과 주변을 지나던 차량의 블랙박스를 수거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음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숨진 A군의 혈액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상자가 다발성 골절 등 중상을 당해 진술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면서 “유족 및 렌터카 업체 관계자를 상대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누리꾼들은 “무고한 사람이 다쳤으면 어쩔 뻔 했냐” “부모는 대체 무슨 죄인가” “어떻게 렌트가 가능한거냐” “10대 면허는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뉴시스>

◆무면허 렌터카 사고 5년 간 1500여건..“카셰어링 이용 제도 보완해야”

한편, 최근 스마트폰으로 차를 빌리는 카셰어링 서비스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본인확인 절차상 허점이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카셰어링 어플리케이션는 차량 업체와 대면 접촉하지 않아도 렌터카 대여가 가능해 악용하는 사례가 점점 증가하면서 최근 5년 간 무면허로 렌터카를 몰다가 사망한 운전자의 절반이 10대 청소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구, 자유한국당)이 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무면허 렌터카 사고는 총 1474건에 달했다.

이중 2010년 218건이었던 사고건수는 2013년 241건, 2015년 274건으로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사고로 5년 간 사망자가 39명, 부상자가 2566명으로 조사됐다.

연령대별로 보면 20세 이하 운전자가 낸 사고가 458건(31%)으로 가장 많았다. 사망자는 19명으로 무면허 렌터카 사고로 인한 총 사망자 2명 중 1명꼴이었고 부상자는 839명으로 전체 부상자 3명 중 1명꼴로 확인됐다.

특히 카셰어링 서비스가 본격 도입된 2012년을 기점으로 20세 이하 운전자의 무면허 렌터카 사고건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2011년 각각 60건에 못 미쳤던 사고건수는 2012년 94건으로 급증했다가 2013~2015년 78~86건이 됐다.

또한 2010년, 2011년 각각 110명, 108명이었던 부상자 수도 2012년 149명으로 2015년에는 177명까지 늘었다.

정용기 의원은 “최근 카셰어링을 이용한 10대 청소년의 무면허 교통사고가 급증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국토교통부는 운전면허가 없는 청소년들이 렌터카를 빌릴 수 없도록 기술적, 제도적 문제점을 신속하게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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