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박계형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수 백억대 상속세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 검찰 조사를 받는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종오)는 횡령, 배임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조 회장에게 오는 28일 오전 9시30분까지 출석하도록 소환을 통보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로써 조 회장은 두 딸과 부인에 이어 9번째로 수사당국의 포토라인에 서게 됐다.

조 회장에 대한 소환통보는 지난 4월30일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조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한진 오너일가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지 두 달만이다.

조 회장은 아버지인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의 해외 보유 자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 신고를 하지 않았고, 500억원대의 상속세를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대한항공 기내 면세품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조 회장의 자녀 현아·원태·현민 3남매 등 오너 일가가 이른바 ‘통행세’를 받는 방식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를 의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감몰아주기 수법으로 횡령한 혐의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 회장 일가의 횡령·배임 규모는 200억원이 넘을 것으로 검찰은 추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달 24일 서울시 중구 소재의 한진빌딩 등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어 다음날인 25일에는 미호인터내셔널, 트리온무역 사무실, 태일통상 사무실, 임동재 미호인터내셔널 공동대표의 자택 등 10여곳도 압수수색 했다.

미호인터내셔널은 대한항공 등 기내면세점에 화장품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로,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트리온무역은 면세품 중개업체다. 한진 계열사인 정석기업의 대표 원종승씨와 현아·원태·현민 3남매가 공동대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태일통상은 대한항공에 담요 등 기내 물품을 제공해왔다.

아울러 대한항공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됐다. 검찰은 같은달 31일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 수사관 30여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 전산자료 등을 확보했다.

한편, 조 회장의 막내딸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벼락 갑질’ 파문 이후 한진 오너일가에 대한 갑질 폭로가 연이어 터지면서 사정당국도 조 회장 일가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가했다.

5월 1일 조 전 전무의 경찰 소환조사를 시작으로, 24일 조 회장의 큰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혐의로 법무부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에 소환됐다.

특히 조 회장 부인인 이 전 사장은 한진그룹 임직원, 수행기사, 가사도우미 등에게 갑질과 폭행 등을 한 혐의로 경찰과 이민특수조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는 등 법원과 경찰의 포토라인에만 총 5번을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