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강현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각종 추측이 쏟아져 나왔다.

청와대가 문 대통령의 일정 취소 이유를 설명하긴 했지만, 석연치 않다는 반응으로 판문점 방문 가능성부터 건강 이상설까지 항간에는 갖가지 추측들이 나돌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러시아 국빈방문 일정을 마치고 지난 24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오드리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 접견 일정이 잡혀 있었고, 이어 오후 3시부터는 제2차 규제혁신 점검회의가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아줄레 사무총장과 접견을 불과 30분 앞두고 일정을 이유로 돌연 취소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청와대에서 제2차 규제혁신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관계부처의 규제혁신 이행 정도를 점검, 개혁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었지만 이 역시 시작 2시간 전 이례적으로 취소가 결정됐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의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날 회의 취소 결정도 정책 실패 비판에 따른 부담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풀이를 내놓고 있다.

국무조정실은 이날 오후 1시10분께 보도자료를 통해 “이낙연 국무총리는 오늘 논의할 예정이었던 핵심규제 2건 등에 대한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국무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일정 연기를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규제혁신의 폭을 더 넓히고 속도감을 높여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추가 내용 보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총리의 연기안을 수용했고, 회의 일정을 다시 정하기로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오늘 집무실에 나와 이 총리로부터 관련 내용을 보고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은 “답답하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개혁 성과를 반드시 만들어 보고를 해 달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문 대통령은 “이해 당사자들이 있어 갈등을 풀기 어려운 혁신과제, 규제과제에 대해서는 열번이든 스무번이든 찾아가서라도 규제를 풀어야 한다”며 규제혁신을 가로막는 갈등 이슈에 대한 문제 해결을 주문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속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규제혁신은 구호에 불과하다’고 말하며 속도를 강조했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지난 24일 귀국했다. 이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앞서 26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6·25 참전용사 추모식 참여 계획도 당일 취소됐고, 25일에는 매주 월요일 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수석·보좌관 회의도 열리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공식 일정 4건을 연이어 연기·취소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

때문에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문 대통령의 방북 가능성이 제기됐고, 이에 청와대는 “판문점에 갈 일은 절대 없다”고 못박았다. 또 건강 이상설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그런데 이후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감기몸살로 인해 이번 주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방문 이후 문 대통령이 공개 일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각종 설이 제기된 후 청와대가 내놓은 입장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문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 등 과도한 일정과 누적된 피로로 몸살감기에 걸렸다”며 “청와대 주치의는 대통령께 주말까지 휴식을 취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당초 문 대통령의 와병설에 대해 일절 부인했다. 하지만 돌연 감기몸살 때문이라고 입장을 바꾸면서 더욱 관심이 집중된 모습.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할 국민들에 대한 배려 때문일 수도 있지만, 여러가지 추측이 떠돈 이후 공식 일정이 취소될 수 밖에 없었던 ‘진짜 이유’를 뒤늦게 밝힌 청와대의 의중은 여전히 의문만 남기고 있다.

물론 청와대의 이 같은 속모를 행보가 그저 단순히 국민에 대한 배려인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그 진실에 대해선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다만 여러 설(說)들이 난무하자, 돌연 이례적으로 공개된 대통령의 건강에 걱정보다는 또 다른 의심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은 초반 청와대의 지나친 조심성이 만들어낸 결과인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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