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서 ‘신동빈 해임안’-‘신동주 선임안’ 부결
日 롯데 입지 굳건 증명..지배구조 개편 작업·통합경영 탄력 전망

[공공뉴스=박계형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또 다시 방어에 성공하면서 ‘5전 전승’을 거뒀다.

29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열린 가운데, 주주들은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준 것. 이 같은 결과에 재계 일각에서는 수년째 이어오던 롯데가(家) ‘형제의 난’이 사실상 종결됐다고 입을 모은다.

신 회장은 현재 구속수감 중인 상황. 때문에 주총 전까지 표심의 향방은 안갯속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첫 부재 상황에서도 신 회장은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면서 일본 롯데에서의 입지가 굳건하다는 것을 증명하게 됐다.

아울러 일본 주주들의 지지를 재차 확인함에 따라 향후 지배구조 개편 작업 등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날 도쿄 신주쿠 본사에서 주총을 열고 신 회장의 이사 해임안을 부결시켰다. 이와 함께 신 전 부회장의 이사 선임안도 부결됐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법정구속을 이유로 일본 롯데홀딩스 공동대표직을 사임했지만 부회장 직위는 유지하고 있었다.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표대결은 이번이 다섯번째다. 물론 신 회장이 부재 중인 상황에서 처음 열린 주총이다보니 불안 요소도 있었다.

이날 안건은 모두 신 회장과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이어오던 신 전 부회장이 주주제안 형태로 올린 것.

이에 또 다른 경영권 분쟁을 야기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두 안건 모두 부결되면서 신 회장의 탄탄한 입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는 평가다.

이 같은 일본 경영진과 주주들의 지지는 신 회장의 그간 경영성과에 대한 신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신 회장이 그룹 정책본부장으로 취임한 2004년 이후 롯데그룹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재계 5위로 올라섰다. 또 2015년 7월 한일 롯데 수장에 오른 신 회장은 지난해 한국 롯데 매출(96조원)을 일본 롯데 계열사(4조~5조원) 매출의 20배 넘게 성장시켰다.

반면, 신 전 부회장은 30여년간 일본 롯데 경영에 참여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신 회장은 이번 주총 표대결 결과로 한일 롯데 ‘원톱’ 위상을 공고했다. 이에 따라 한일 통합경영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이자, 한국 롯데 일부 계열사의 지주회사다. 때문에 한일 롯데 양측에 모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 최대주주는 신 전 부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광윤사(지분율 28.1%)다. 신 회장의 지분은 단 4.0%에 불과하다.

하지만 신 회장은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지주회(6.0%) 등 지지를 얻으면서 그동안 한일 통합경영을 해 올 수 있었다.

한편,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에 경영정상화 요구를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신 전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SDJ코퍼레이션은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쇄신과 재정비를 위해 자신을 롯데홀딩스 이사로 선임하고 신 회장, 쓰쿠다 사장의 이사직 해임을 요구하는 주주제안 안건을 상정했지만 가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의 사회적 신용, 기업가치 및 관련 이해 관계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롯데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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