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발사르탄 함유 고혈압치료제 219개 중 91개 제품 판매중지 해제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발암물질 성분을 함유할 가능성이 있는 고혈압약 219개 제품이 잠정 판매중지하면서 고혈압 환자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고혈압약에서 발암물질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포털사이트에 실시간 검색어에 계속 오르고 식약처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등 누리꾼들의 분노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

일각에서는 고혈압약 발암물질 발견에 따라 향후 고혈압약 시장에 적잖은 파장이 불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사진=뉴시스>

식약처는 중국 ‘제지앙화하이’가 제조한 원료의약품 ‘발사르탄’이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고혈압치료제 219개 품목 중 187개 품목을 점검해 해당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91개 품목(40개 업체)은 판매중지 및 제조중지를 해제했다고 9일 밝혔다. 나머지 128개 제품은 잠정 판매중지 및 제조중지를 유지했다.

이와 함께 식약처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32개 품목에 대해서도 확인되는 즉시 조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7일 중국산 발사르탄 사용 가능성이 있는 82개사 219개 제품에 대해 잠정적인 판매중지 및 제조·수입중지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는 유럽의약품안전청(EMA)이 고혈압치료제로 사용되는 원료의약품 중 중국산 발사르탄에서 불순물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확인돼 제품회수 중인 발표에 따른 것.

이에 따라 식약처는 해당원료를 사용한 국내제품 219개 품목에 대해 잠정적으로 판매중지 및 제조·수입을 중지 조치를 내렸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에서 ‘2A’(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 있는 물질)로 분류한 물질이다.

이처럼 잠정 판매중지된 제품은 국내에 허가된 고혈압약 2690종의 8.1%에 해당된다. 최근 3년 간 발사르탄 수입량은 11만6513kg으로 이 중 제지앙화하이에서 제조한 것은 1만3770kg(11.8%)이다.

이번 잠정 조치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사전 예방 차원에서 이뤄졌다. 이에 식약처는 불순물 발생원인 및 발생 시기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회수·폐기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국내 판매가 중지된 고혈압약은 82개사 219개 제품으로 식약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식약처는 이번에 문제가 된 발사르탄이 함유된 모든 의약품은 의사 처방에 따라 약국에서 조제 후 복용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으로 ‘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DUR) 시스템에 ‘처방 금지’ 경고 문구가 등록된다.

다만 식약처는 고혈압환자가 갑자기 약을 끊는 경우 급격한 혈압 상승으로 뇌출혈이 발생하거나 기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동일 성분으로 국내에 허가된 고혈압치료제로 대체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식약처가 이 같은 사실을 7일에 발표하면서 의사를 만나지 못한 환자와 가족들은 주말 내내 불안에 떨어야 했다.

식약처의 갑작스러운 발표에 누리꾼들은 “그동안 내 돈 주고서 발암물질을 먹은 거냐” “고혈압약은 장기간 복용해야 해서 오랫동안 꾸준히 복용해 온 분들이 많을 텐데 어떡하냐” “건강을 위해 복용한 약이 오히려 해가 됐다니” “고혈압 고치고 암 걸리라는 건가” “우리 부모님도 몇 년째 약을 드시고 계시는데 건강이 걱정된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특히 논란이 확산되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발암물질이 들었다는 고혈압약 회수 문제를 해결해주세요’ ‘식약처 조사하라’ 등의 청원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한편, 만성질환인 고혈압 환자가 고령화 흐름을 타고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진료비 규모 또한 증가하는 추세다.

5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7년 고혈압(I10~I15)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약 604만4000명으로 연평균 2.3%의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 전체 환자의 32.7%인 197만6528명이 70대 이상이었으며 ▲60대(168만0187명) ▲50대(154만8331명) ▲40대(66만1220명) 순이었다. 이 가운데 20대(2만7083명)와 10대(4830명), 9세 이하(312명) 등 젊은층에서도 고혈압 환자가 발생했다.

동일 기간 고혈압 질환 진료비는 2012년 2조5706억원에서 2017년 3조1032억원으로 5326억원 늘면서 연평균 3.8%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 한 해 1인당 51만3414원을 진료비로 낸 셈.

국민건강보험 관계자는 연령이 증가하게 되면 혈관도 노화돼 동맥의 이완기능이 떨어져 경직도가 증가하게 되기 때문에 동맥경화증의 진행과 함께 노인들의 고혈압 발생빈도가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