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이민경 기자] 국세청이 ‘게보린’으로 유명한 중견 제약사 삼진제약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세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제약업계의 불법 리베이트 관행에 칼을 빼들면서 강경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투입된 이번 세무조사에서 관련 사안을 들여다볼지 주목되고 있다.

더욱이 삼진제약은 그간 세무조사에서 잇따라 회계상 오류를 지적받고 상당한 추징금을 부과 받은 바 있어 이번 세무조사 결과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모습.

특히 삼진제약은 올해 초 ‘성차별 기업’이라는 오명도 얻은 상황. 연이은 회계부실에 성차별 기업이라는 주홍글씨까지 삼진제약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면서 일각에서는 업계 최장수 CEO인 이성우 삼진제약 사장의 장기집권 허점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불거지는 분위기다.

이성우 삼진제약 사장 <사진=삼진제약 홈페이지>

27일 삼진제약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 24일 서울시 마포구 삼진제약 본사에 조사4국 요원을 파견해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다.

삼진제약은 이번 세무조사와 관련, <공공뉴스>에 “2013년 이후 5년 만에 실시하는 정기세무조사”라며 “세무조사 전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세무조사는 기업 내 비리나 횡령, 탈세와 같은 특별 혐의를 포착해 나서는 서울청 조사4국이 맡았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약업계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불법 리베이트 관행과 관련, 최근 일부 제약사가 적발된 만큼 삼진제약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

아울러 일각에서는 삼진제약이 그동안 상습 회계부실을 일으킨 탓에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나섰다는 말도 나온 상황.

삼진제약은 최근 7년 새 총 3번의 세무조사를 받았다. 2011년 진행된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회계장부 오류 등으로 85억여원의 법인세를 추징당했고, 2013년에도 법인세 관련 세무조사를 받은 후 132억여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았다.

2014년에는 132억원 추징금에 대한 가산세로 28억여원을 추가 납부했다.

삼진제약은 그동안 국세청의 추징금과 관련, 이의 제기 없이 모두 완납했다. 국세청이 적발한 부분에 대해 반박할만한 근거가 없다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때문에 이번 세무조사 결과 또 다시 지적 사항이 발견될 경우 이미지와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삼진제약은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성장하고 있는 회사. 지난해 매출 2453억원, 영업이익 469억원, 당기순이익 358억원을 기록, 창사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세에도 곳곳에서 잡음이 불거지는 까닭에 이 사장의 리더십에도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는 실정.

삼진제약은 올해 초 여성차별기업으로 지목돼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여성고용차별 기업을 고발하고 불매운동을 전개하는 ‘남초불매운동·여성차별기업 고발’ 계정에 올 3월 삼진제약이 거론되면서 불매운동 움직임이 번진 것.

당시 해당 계정은 삼진제약이 남직원에 비해 여직원의 진급이 늦고 급여에서도 차별이 심하다고 지적했다.

2001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 사장은 2016년 6연임에 성공, 20년 가까이 삼진제약을 이끌어 온 국내 제약업계 최장수 CEO다.

그는 취임 후 회사 매출을 5배 이상 키워내 경영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일부에서 잡음이 새어나오면서 장기집권 허점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특히 이 사장은 지난해 3월 ‘제51회 납세자의 날’을 맞아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명예 마포세무서장으로 위촉받아 일일 봉사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당시 행사는 건전한 납세문화 정착을 위한 캠페인을 펼치기 위해 마련된 것.

이에 따라 삼진제약에서 이번에 또 다시 회계부실 문제가 불거질 경우 파장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삼진제약 홍보실 관계자는 “여성을 특별히 차별한 적 없고 여성 직원에 대한 진급도 이뤄지고 있다”며 “업계 특성상 남성 직원이 많고, 여성임원이 적은 것은 (삼진제약뿐만 아니라)제약업계 전반의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이 사장에 대한 우려의 시선과 관련해서는 “회사는 끊임없이 성장 중으로 실적도 좋다”면서 “잡음이 나오는 부분과 잘못된 점에 대해서는 고쳐나가겠지만, 사장 리더십 문제로 번지는 것은 과한 부분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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