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 대비 시금치 50.1%·배추 39.0%·열무 42.1% 상승..석유류 전년比 12.5% ↑

[공공뉴스=황민우 기자] 소비자물가가 10개월째 전년 동월대비 1%대에 머물며 저물가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물가는 안정세를 보였지만 국제유가 상승으로 경유와 휘발유 가격이 대폭 올랐고 폭염으로 인해 장바구니 물가에 영향을 주는 농산물 가격도 크게 뛰었다.

<사진=뉴시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1.5%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전년 동월대비 상승률은 지난해 10월(1.8%)부터 10개월 연속 1%대에 머물렀다. 10개월 연속 1%대를 유지한 것은 2013년 11월(1.2%)~2014년 11월(1.0%)에 13개월을 지속한 이후로 가장 긴 기간이다.

이 가운데 유가가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유가와 연동되는 국내 석유류 가격도 치솟고 있다.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12.5% 급등하며 전체 물가를 0.54%포인트 끌어올렸다.

경유와 휘발유 가격은 14.6%, 11.8% 각각 올랐다. 경유는 2017년 3월(18.2%)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와 함께 개인 서비스 요금도 2.2%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0.72%포인트 올렸다. 외식비가 2.7%, 외식 외 개인서비스 물가가 1.9% 각각 올랐다.

특히 폭염이 장기화 하면서 채소류와 축산물 가격이 타격을 받았다.

채소류 물가는 지난 6월보다 3.7% 상승했다. 전월과 비교한 채소류 물가 상승률은 3∼6월에 4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이달 반등했다. 이는 더위로 인해 작황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시금치가 6월보다 50.1% 치솟았고 배추 39.0%, 상추 24.5%, 열무 42.1% 등의 채소류 가격은 한 달 새 가격이 껑충 뛰었다.

축산물 역시 고온에 가축 폐사가 속출하며 전월에 비해 3.3% 올랐다. 돼지고기가 7.8%, 닭고기가 2.7% 상승했다.

그러나 채소류와 축산물 물가는 1년 전에 비하면 1.0%와 4.9% 하락했다. 체감 물가와는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통계청은 2017년에도 이들 품목 물가가 워낙 높았던 탓에 기저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농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4.2% 올랐으며 쌀(33.3%), 고춧가루(41.6%), 고구마(28.8%), 오징어(18.1%) 등이 크게 올랐다.

체감 물가를 보여주기 위해 자주 구입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1.5% 올랐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의 품목 가격을 보여주는 ‘신선식품지수’는 0.1%,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1% 상승했다.

이번달 물가도 폭염이 상추, 시금치 등 농산물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폭염으로 인해 채소류 값이 전월 대비 5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며 "1% 물가 상승률 유지로 봐서 물가가 안정세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는 소비자물가 동향 분석자료에서 “앞으로도 1%대 물가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폭염으로 인한 일부 품목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전 고형권 기재부 1차관 주재로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어 폭염에 따른 농·축·수산물 수급·가격 동향과 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폭염 피해 최소화를 위해 밭 급수 대책비 긴급지원이나 축사용 냉방장치 지원 등 농축산물 생육관리를 강화하겠다”며 “배추 비축물량 집중방출 등 품목별 수급·가격 안정대책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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