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프로필에 기재된 대학원과 실제 졸업한 곳 ‘전혀 다른’ 학교
단순 해프닝이 ‘포털 실수’라는 회사 측 궁색한 변명에 오히려 ‘역풍’
회사 “홈페이지서 옮기는 과정에 포털 실수” vs 포털 “있을 수 없는 일”

[공공뉴스=박주연 기자] 채용비리 폭탄에 잇따른 자회사 세무조사까지 이어지며 전방위적 압박을 받고 있는 신한금융지주가 이번엔 조용병 회장의 학력 논란으로 시끄럽다.

포털 학력 프로필에 기재된 대학원 최종 학력과 실제 조 회장이 졸업한 곳이 전혀 다른 학교라는 게 이번 논란의 핵심이다.

신한금융 측은 발빠르게 포털사이트의 학력 수정에 나섰지만, 조 회장이 한 대기업의 수장자리에 앉아 있는 만큼 자칫 ‘학력 위조’로 보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적잖은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 같은 논란에 회사는 “(신한금융지주) 홈페이지에 기재된 조 회장의 학력 프로필을 포털 측이 실수로 잘못 기재한 것”이라고 해명에 나섰지만, <공공뉴스>가 각 포털사에 취재한 결과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히고 있어 그 속내에 더욱 궁금증을 자아낸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시진=뉴시스>

◆포털 프로필에 기재된 대학원과 실제 졸업한 곳 ‘전혀 다르다’

최근 일부 언론은 조 회장의 해외 학력 논란을 제기했다. 유명 포털 사이트에 기재된 학력 프로필 ‘헬싱키대학교 대학원 MBA’는 실제 조 회장이 졸업한 ‘헬싱키경제대 대학원 MBA’와는 전혀 다른 학교인 까닭이다.

핀란드 헬싱키대학교(University of Helsinki)는 지난 1640년에 개교한 학교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핀란드의 대표 국립대학교다.

반면, 조 회장이 MBA 과정을 마친 헬싱키경제대(Helsinki School of Economics/現 알토대)는 1911년에 설립된 비즈니스스쿨로 알려졌다. 2010년 헬싱키경제대가 알토대학교로 통합 출범함에 따라 알토대 경제대학과 병기해 사용됐다.

2012년 8월에 알토대 경제대학은 ‘2020년까지 세계 정상급 비즈니스 스쿨로 성장’이라는 목표 아래 알토대 경영대학(Aalto University School of Business)으로 교명을 변경했다.

특히 헬싱키경제대는 대학원 MBA 과정을 한국의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와 복수학위제로도 운영하고 있다.

이 대학원의 MBA 과정은 1년6개월 동안 대부분의 수업을 매주 주말에 서울에 있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에서 진행하고 핀란드 현지에서는 약 2주간의 교육을 거쳐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헬싱키경제대는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핵심인재를 양성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한데 교육적 퀄리티와 명성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추세다.

다만, 국내서는 이 대학이 전통적인 대학원 석사 과정과는 다른 시스템이라는 게 눈에 띈다.

이처럼 조 회장의 대학원 학력 포털 기재가 논란이 되자, 신한금융은 곧바로 각 포털사이트에 학력 프로필 수정을 요청했다. 17일 현재 각 포털에는 조 회장의 학력이 모두 ‘헬싱키경제대 대학원 MBA’로 수정된 상태다.(최초 인물정보 수정날짜 : 네이버 8월14일/ 다음 8월17일)

아울러 신한금융지주 홈페이지 내 조 회장의 프로필 역시 기존 ‘헬싱키 MBA 졸업’에서 ‘헬싱키경제대학교 대학원 MBA’라고 명확히 수정됐다.

이처럼 조 회장의 학력 논란이 일자 발빠르게 홈페이지는 물론, 각 포털에 학력 수정을 요청한 것은 회사 또한 문제점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

이에 대해 신한금융 홍보실 관계자는 “(회사가) 문제를 인식해서가 아니라 몇몇 기자분이 포털에 기재된 학력에 대해 지적하자 그냥 수정요청을 한 것 뿐”이라며 “MBA 과정에 있어 헬싱키대학교나 헬싱키경제대나 그게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17일 현재 각 포털에는 조용병 회장의 학력이 모두 ‘헬싱키경제대 대학원 MBA’로 수정된 상태다.<위:네이버/아래:다음>

◆단순 해프닝 ‘포털’ 탓하는 회사 측 궁색한 변명에 역풍?

실제로 조 회장이 밟은 헬싱키경제대학의 MBA과정은 매우 까다롭고 힘든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조 회장의 이번 학력 논란은 단순 해프닝으로 넘길 수 있는 상황.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었다. 논란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신한금융 측이 “포털의 실수”라고 언급한 점이다.

이 관계자는 <공공뉴스>의 취재 과정에서 “회사(신한금융지주) 홈페이지 내 조 회장 프로필에는 ‘헬싱키 MBA 졸업’이라고 기재가 돼 있는데 포털 측이 이를 보고 잘못 기재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포털 측은 신한금융의 이 같은 설명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회사 측의 변명이 조 회장의 학력 기재가 단순 실수였는지를 의심케 한 상황이 되어버린 셈.

인물검색 최초 신규등록시, 반드시 요청자의 인물검색 등록 희망 서류를 토대로 자체 심사를 거쳐 반려 또는 노출을 결정짓는다는 게 국내 양사 대표 포털사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는 신한금융 측에서 누군가가 애초 각 포털사에 프로필 등록을 요청할 때 조 회장의 최종 학력에 헬싱키대학교라고 서류를 작성해 제출했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한 포털 관계자는 “유명인의 경우 언론 등을 통해 객관적으로 사실이 판명될 경우 (예를 들어 결혼이나 사망 등) 포털 인물검색 관계자가 자체적으로 프로필을 수정하는 경우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 외 특히 신체 사이즈 및 학력의 경우는 임의적으로 노출시킬 수 없다. 최초 요청자가 접수한 서류 내용 그대로를 기재하는 게 원칙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회사의) 홈페이지에서 포털사에서 임의적으로 판단해 인물검색 프로필에 학력을 노출시키는 경우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혹시나 그런 경우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홈페이지에 기재된 학교의 명칭 그대로를 노출시키지 (우리가 옮기는 과정에서) 실수로, 또는 임의적으로 바꿔서 올렸다는 것은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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