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바꾸고 父 학교·학과에 편입..낮은 점수 받을 시 재수강 하며 ‘학점세탁’
서울과기대, 자체감사 진행 중..김현아 의원 “상피제 등과 맞먹는 제도 필요”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서울 강남 숙명여고의 시험지 유출 파문에 이어 한 국립대학에서도 ‘대학판 숙명여고 사건’이 발생해 파장이 예상된다.
숙명여고 재학 중인 쌍둥이 자매의 성적이 불과 반년 만에 문·이과 전교 1등으로 급상승, 숙명여고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쌍둥이 자매에게 시험지를 유출한 의혹으로 전 국민의 공분을 산 가운데 또다시 유사한 일이 발생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립대학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인 아버지 학과에 아들이 편입해 아버지 강의를 듣고 최고 학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18일 밝혔다.
현재 해당학교는 이 사실을 알고 자체감사가 진행 중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A교수의 아들 B씨는 지난 2014년 해당 학교에 편입해 2015년까지 매 학기 두 과목씩 아버지 강의 8과목을 듣고 A교수는 B씨에게 모든 과목에서 ‘A+’ 평가를 줬다.
뿐만 아니라 타 교수로부터 낮은 점수를 받자 아버지 수업을 재수강해 A+를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아들이 편입하기 전까지 평균 매 학기 3과목 이하를 강의하던 A교수는 B씨가 편입하자 강의를 5~6개로 늘렸고 B씨가 졸업하자 다시 두 개 이하의 강의로 줄인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다.
편입당시 B씨는 다른 전공 출신이었지만 면접시험에서는 세 명의 심사위원으로부터 평균 96점을 받아 총점 288점으로 공동 2등으로 합격했다.
당시 입학관리처에서 자녀 등 친인척에 대해 신고하라 했지만 A교수와 해당학과는 이 사실을 숨겼고 교육부 종합감사와 2015·2017년 국회 국정감사 요구자료에서도 누락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대학에서는 한 직원의 세 자녀 모두가 해당 학교 또는 산악협력단에 근무 중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해당 사안에 대한 자체감사가 진행 중이다.
해당 직원은 오랫동안 학교에서 학과 교수들의 회계를 담당해오다 2015년도에 명예퇴직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학교 산학협력단 연구센터에 비공개로 재취업했다. 이후 해당직원의 세 자녀는 일반연구원, 행정원, 일용직으로 채용됐고 채용과정에서의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서울과기대에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서울과기대 내 친인척 근무자는 총 50명으로 학생, 대학원생을 제외하면 26명이 친인척들이 교원 등으로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지킬 수 있는 상피제 등과 맞먹는 제도 개선이 이번에 논의돼야 된다”며 “학교 직원 채용과정에서도 부정적인 사례들이 포착되고 있어 이번 국정감사에서 확실히 밝혀 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