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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돋보기] “운전면허 합격 제일 쉬웠어요!”안전요원 대리 기능시험, 도로주행 70점 이상 부여..필기시험 정답까지
시험감독관 10명 및 브로커·부정응시자 51명 검거..합격 44명 면허취소

[공공뉴스=김승남 기자] 운전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명과 안전에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지만 운전면허 시험 부정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형면허, 1·2종 보통면허 응시자를 대상으로 운전면허 시험관이 필기시험 정답을 알려주거나 실기시험 때 대리시험, 주관적 채점점수를 감점하지 않는 방법으로 운전면허를 부정취득하게 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운전면허 부정발급 차단을 통해 사전에 사고 및 범죄를 예방하는 한편 허술한 시험장 감독 강화 등으로 운전면허를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8일 필기시험 답을 알려주거나 대신 실기시험을 봐주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운전면허 취득을 도운 일당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한 운전면허 응시자가 브로커에게 운전면허 합격을 청탁하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 <사진제공=서울 용산경찰서>

◆면허 취득 명목으로 부정응시자로부터 5만원~400만원 받아

서울 용산경찰서는 중국인 등이 운전면허를 부정하게 발급받은 과정에 관여한 운전면허 시험 감독관 10명과 브로커·부정응시자 등 51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감독관 A씨와 브로커 B씨를 위계 및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시험 감독관들은 지난 2013년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금품 등을 받고 면허를 부정하게 발급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를 받는다.

이들은 면허 취득을 명목으로 부정응시자들로부터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400만원을 받은 후 서로 돈을 나눠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 면허나 특수 면허(트레일러·레커 등)를 취득할 때는 비용이 더 올라가는 식이다.

경찰 조사결과 운전면허 시험관에게 청탁한 44명은 PC 학과시험, 기능시험, 도로주행시험 등에서 시험관의 도움을 받아 운전면허를 딴 것으로 드러났다. 시험관들은 시험별로 다른 방법을 이용해 응시자들의 면허 부정취득을 도왔다.

이들은 문맹인 학과시험 접수 시 별도의 확인절차가 없다는 점을 악용했다. 문맹인의 경우 학과시험 시간이 일반인보다 40분 더 많은 80분 동안 진행된다는 점을 악용해 일반 응시자들이 퇴장한 이후 부정응시자에게 답을 알려주거나 직접 답안지를 작성하기도 했다.

또 이들은 부정응시자가 학과시험 종료버튼을 누르지 않고 퇴실하면 오답을 수정해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도로주행과 기능시험에서도 부정행위가 이뤄졌다.

기능시험의 경우 현장 안전요원이 시험코스를 점검했던 기록을 응시자가 직접 시험을 본 것처럼 전산시스템을 조작했다.

도로주행 시험에서도 57개의 평가항목 중 객관적 평가요소 19개를 제외한 주관적 평가요소인 ▲신호위반 ▲중앙선침범 ▲핸들조작 미숙 등 수기 평가항목에서 감점을 않고 도로주행 합격점수 70점 이상을 부여했다.

특히 일부 부정응시자는 시험장에 나오지 않고도 대리로 시험을 보고 면허를 취득했고 이 같은 방식으로 한 명이 1종 보통부터 1종 대형, 2종 소형까지 3개 면허를 취득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부정응시자들이 반복해서 면허 시험에 떨어지거나 운전은 할 줄 아는데 학과시험에서 계속 떨어지는 경우, 1종·2종 보통면허 가지고 있는데 대형, 특수면허를 멋으로 따고 싶어서와 같은 이유로 청탁했다고 밝혔다.

이들에게 돈을 주고 운전면허를 취득한 운전자 44명은 경찰은 이들의 운전면허를 취소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면허 시험을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부정한 방법을 이용해 운전면허를 취득할 경우 형사처벌과 운전면허가 취소되며 2년간 운전면허 시험에 응시할 수 없음으로 정당하게 운전면허를 취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뉴시스>

◆뇌전증 숨기고 운전면허 부정취득 25명 입건..운전면허 결격심사 구멍

한편, 운전면허 부정취득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가운데 대구지방경찰청은 자동차운전면허를 부정취득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C씨 등 25명을 입건하고 면허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8월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들은 뇌전증을 앓으면서도 운전면허 응시원서의 질병·신체신고서에 ‘해당 없음’이라고 표기해 면허를 부정취득한 뒤 최장 20여년 간 승용차 등을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에 가해진 전기 자극 때문에 일시적, 불규칙적으로 발작이 일어나는 현상으로 과거에는 간질로 불리다가 2009년부터 대한건질학회에서 뇌전증으로 변경해 부르고 있다.

적발된 부정취득자들은 26∼42세의 자영업자, 회사원이 70%를 넘었고 견인차 운전자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교통법에 뇌전증 환자는 원칙적으로 운전면허 취득이 불가능하다.

다만 최근 2년간 뇌전증이 발병하지 않았다는 전문의 소견서를 제출해 도로교통공단 운전적성판정위원회로부터 정상운전 판정을 받은 경우에만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뇌전증 환자의 부정취득을 걸러주는 제도적 장치가 없는 상황. 환자 정보를 갖고 있는 병무청, 건강보험공단 등에서는 개인정보 침해를 이유로 경찰이나 도로교통공단 등에 정보 공유를 제한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2016년 7월 부산 해운대에서 50대 뇌전증 환자가 일으킨 교통사고로 3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치기도 했다.

운전면허를 부정취득하면 도로교통법(152조 등)에 따라 1년 이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경찰 관계자는 “뇌전증을 앓는 운전자들에 의한 대형 교통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면허 취득 과정에 제도적 문제가 있다고 판단, 수사를 벌였다”며 “적발된 부정취득자들이 형식적인 운전면허 신체검사 제도를 악용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김승남 기자  114@00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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