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정혜진 기자] ‘소통’과 ‘사람중심’ 경영으로 유명한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의 두 얼굴에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내부적으로 ‘소통의 리더십’이 호평을 받고 있는 반면, 외부적으로는 ‘소비자 피해’ 신청 1위 홈쇼핑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는 까닭.

이 대표는 회사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임직원들에 직접 음료를 전달하는 소통 이벤트는 물론, 최근에는 아이스버킷 챌린지에도 임직원들과 함께 동참하는 등 그동안 현장 실무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왔다.

하지만 이처럼 임직원 챙기기에 집중한 나머지 소비자들과는 ‘불통’을 이어가는 모습은 결국 이 대표와 롯데홈쇼핑의 대외적 신뢰도를 바닥으로 추락시키는 모양새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 <사진제공=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 소비자 만족도·피해구제 신청 건수 1위 ‘불명예’

14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5~2017년)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 건수와 소비자 만족도 부분에서 롯데홈쇼핑이 1위를 차지했다.

한국소비자원은 매출액 상위 5개 TV홈쇼핑 업체의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와 피해구제 사례를 분석했다.

조사대상은 CJ오쇼핑, 현대홈쇼핑, GS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5곳이다.

소비자 만족도는 TV홈쇼핑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서비스 품질 ▲서비스 상품 ▲서비스 호감도 3개 부문으로 나눠 평가했다.

우선 조사대상 5개 채널의 방송화면 구성, 고객응대, 직원의 전문성 등 서비스 품질에 대한 만족도는 평균 3.75점이었다. 업체별로는 CJ오쇼핑 3.82점, GS홈쇼핑 3.76점, 현대·NS·롯데홈쇼핑이 3.72점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상품 만족도 중 주문 편리성 만족도가 평균 3.71점으로 높은 반면, 프로그램 차별성 만족도는 평균 3.45점으로 낮았다.

업체별로는 롯데홈쇼핑이 가격 및 정보 적절성 요인에서 3.60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고 그 외 주문편리성, 상품정확성, 프로그램 차별성 요인에서는 CJ오쇼핑이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다.

소비자 서비스 호감도의 경우 CJ오쇼핑 3.74점, GS홈쇼핑 3.71점, 현대홈쇼핑 3.70점, NS홈쇼핑 3.69%를 기록했지만 롯데홈쇼핑은 3.66%로 가장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서비스 품질, 서비스 상품, 서비스 호감도를 평가한 종합 만족도가 평균 3.71점 가운데 CJ오쇼핑 3.76점, GS홈쇼핑 3.73점, 현대·NS홈쇼핑 3.69점, 롯데홈쇼핑은 3.67%로 꼴찌를 기록했다.

아울러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5개 TV홈쇼핑 업체 관련 피해구제 신청건수는 총 664으로, 롯데홈쇼핑이 8.03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GS홈쇼핑이 7.80건, 현대홈쇼핑이 7.25건 순이었다.

피해구제 신청사건 중 환급·배상·계약해제 등 보상 처리된 사건의 비율(합의율)은 NS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이 각각 60.0%, 59.9%를 기록했다. 다만 CJ오쇼핑(19.0%)과 GS홈쇼핑(25.0%)의 합의율은 상대적으로 낮게 조사됐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관련 사업자와 공유하고 소비자 불만사항에 대한 적극적인 개선을 요청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 및 서비스 품질 향상 지원을 위해 서비스 비교정보를 지속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TV홈쇼핑 서비스 소비자만족도. <자료=한국소비자원>

◆이 대표의 상반 행보, 소비자는 외면하고 직원·파트너사 ‘소통’만 강화?

롯데홈쇼핑이 소비자 만족도 면에서 최악이란 불명예를 떠안았지만 직원 소통에는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3월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소통’을 중시하는 한편, ‘준법경영’을 최우선 경영방침으로 내걸었다. 같은 해 4월 법무와 감사, 소통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대표이사 직속의 준법지원부문을 신설했다.

또 내부 임직원의 부조리와 불공정 행위를 신고하는 채널인 ‘윤리경영 신문고’를 홈페이지를 통해 각종 비윤리적 행위에 대한 제보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해당 직원에게 인사위원회를 통해 감봉이나 퇴사 등 중징계가 내려진다.

아울러 이 대표는 직원들의 업무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이고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화기 위해 조직문화에 변화를 주고 있다.

불필요한 초과근무를 줄이고 효율적인 업무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2017년 4월부터 정시퇴근을 유도하는 ‘PC오프제도’를 전면 도입했다. 실제 PC오프제도를 도입하기 전 33%였던 정시퇴근율은 도입 이후 94%까지 급증했다.

이 밖에 정기휴가와 별도로 ‘리프레시 휴가’를 제공하며 회사생활에 대한 임직원들의 고민을 접수해 해결하는 ‘헤아림고충상담센터’도 운영, 임직원 사기진작을 위한 ‘호프데이’ 등 다양한 소통 프로그램도 시행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직원들을 위한 이벤트도 마련했다. 롯데홈쇼핑, 롯데제과, 롯데푸드는 지난2월13일 서울 양평동 본사에서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임원들이 직접 음료를 나눠주며 격려하는 ‘파이팅! 한 잔 하세요’ 이벤트를 공동으로 진행했다.

2016년 4월부터 분기별로 진행 중인 이벤트는 롯데홈쇼핑의 소통 프로그램이다. 이번 행사는 조직문화의 즐거움을 공유하고자 사옥을 함께 사용하는 세 계열사 공동으로 진행, 오전 출근 시간대에 이 대표를 비롯한 각 사 임원들이 응원과 함께 음료와 초콜릿을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이 대표는 “롯데 양평빌딩에서 근무하고 있는 모든 임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롯데제과, 롯데푸드와 함께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공감하고 소통하는 조직문화를 적극적으로 조성해 ‘누구나 다니고 싶은 회사’를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롯데홈쇼핑은 직원 소통뿐만 아니라 파트너사와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파트너사 간담회를 여러 차례 열었으며 지난해 6월부터는 직접 파트너사 사무실을 순차적으로 방문해 생산 라인을 둘러보는 등 적극적인 현장 소통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파트너사 지원 프로그램도 확대해 업무상 고충이나 불공정 거래, 개선 요청사항 등 건의사항을 적극 수렴하고 있다.

이 대표는 1987년 롯데쇼핑에 발을 들인 ‘롯데맨’으로, 2001년 백화점사업본부 여성의류팀장을 맡은 이후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안양점장, 강남점장, 노원점장, 부산본점장, 서울본점장 등을 거쳤다.

이후 2014년부터 2017년 2월까지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을 지내며 2014년 ‘러버덕’ 기획을 총괄, 2016년 ‘슈퍼문’ 등 이 대표가 공을 들인 작품들이 큰 성과를 거두었다.

<사진=뉴시스>

◆롯데, 홈쇼핑 11월 브랜드평판 2위 안착했지만..‘소비자 챙기기’ 행보 개선될까

한편, 롯데홈쇼핑이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 건수 부분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11월 브랜드평판에서 2위에 안착했다.

최근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 따르면, 11월 홈쇼핑 브랜드평판 조사결과 1위 현대홈쇼핑, 2위 롯데홈쇼핑, 3위 GS홈쇼핑으로 나타났다.

1위 현대홈쇼핑은 브랜드평판지수 587만3247을, 2위 롯데홈쇼핑은 브랜드평판지수 477만5154를, 3위 GS홈쇼핑은 브랜드평판지수 356만8733을 각각 기록했다.

홈쇼핑 브랜드평판은 10월4일부터 11월5일까지 현대홈쇼핑, GS홈쇼핑, CJ오쇼핑, 롯데홈쇼핑, 홈앤쇼핑, NS홈쇼핑, 공영홈쇼핑에 대한 빅데이터를 참여지수, 미디어지수, 소통지수, 커뮤니티지수, 사회공헌지수로 나눠 측정한 결과다.

특히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브랜드평판 평가가 반영되는 만큼 소비자들의 평소 목소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롯데홈쇼핑이 아직까지는 좋은 평판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대표의 소비자 ‘나몰라라’ 행보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미지와 신뢰도 추락은 불가피한 모습. 

더욱이 기업 이미지 쇄신에 목말라 있던 롯데홈쇼핑에 지난해 ‘구원투수’로 등판한 이 대표의 앞날에 부담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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