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기자회견 열고 조강특위 해촉 심경 밝혀..김병준 비대위원장에 불만 표출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에서 지난 9일 해촉된 전원책 변호사가 14일 한국당을 향해 “혁신을 거부한 당에 아무런 미련이 없다”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전 변호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극동VIP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가 조강특위를 수락한 것은 무너진 보수의 재건을 위해서였는데 이제 그 꿈은 사라졌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전원책 변호사가 14일 서울 여의도 극동VIP빌딩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 변호사는 한국당에 대해 “정파가 아니라 계파만으로 작동하는 조직”이라고 비판하며 “적어도 절반은 물갈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촉의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한 ‘2월 전당대회’를 언급하며 “당무감사가 끝나면 20여일밖에 남지 않은 12월15일까지 인적청산을 하라는 것은 어떤 청산도 하지 말라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한두 달이라도 전당대회를 늦춰야 한다고 한다는 입장인데 그것을 월권이라고 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일갈했다.

또한 전 변호사는 “보스 흉내를 낸 분들은 이제 자중해야 한다. 여러분들이 자중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보수의 미래가 없다”며 “지금까지 한국당에서 폼 잡고 살았던 분들은 물러나 달라. 신진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하고 지금이 적기”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불만도 표출했다. 전 변호사는 김 비대위원장과 조강특위 권한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그는 “김 비대위원장이 팔을 자르는 기분이라고 했는데, 그분이 대통령이고 제가 비서면 팔을 자른다는 기분을 이해하겠다”면서 “하지만 제가 그분  수족은 아니다”고 날을 세웠다.

전 변호사는 “그분이 당 기강을 강조했는데 현대 정당민주주의를 대단히 오해한 것 아니냐”면서 “기강은 군사정권에서나 쓰는 용어다. 군사정권 내 획일적인 정당이라면 모르겠지만 어떻게 기강을 얘기하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김 비대위원장이 제게 전권을 줬다는 더 이상 말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 내게 준 것은 전권이 아니었다”며 “김 비대위원장이 ‘내가 결정권자다. 언제든지 해촉 가능하다. 전권이 아니고 전례없는 권한이다’고 말한 것은 자칫 말장난으로 들린다”고 비난했다.

월권 논란과 관련해서는 “제가 한 말 중 보수단일대오나 친박-비박 끝장토론은 한국당 의원들이 이런 자질과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것이 월권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 변호사는 “견디기 힘든 공격을 받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8일 동안 묵언수행하면서 인터뷰를 모두 거절한 저에게 이름조차 모르는 비대위원들이 ‘언행을 조심하라’고 했다”며 “심지어 이미 제작된 특정 프로그램을 두고 ‘정치를 방송에 이용한다’는 비난까지 나왔다”고 했다.

전 변호사는 향후 자신의 행보에 대해 “미완의 보수재건 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라며 “흔히 말하는 보수궤멸을 막기 위해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한편, 전 변호사는 지난 9일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에 문자로 해촉 통보를 받았다. 

한국당은 전국 당협위원장 교체 작업 등 한국당 ‘인적쇄신’을 위해 전 변호사를 영입했다. 하지만 전당대회 일정 등과 관련해 전 변호사는 당 지도부와 마찰을 빚어 왔다.

한국당 비대위는 8일 전대 개최 시기와 관련해 당 차원의 ‘2월 전대’ 결정을 전 변호사에게 전달했지만 전 변호사 설득에 실패했다. 이후 비대위는 전원 만장일치로 전 변호사 해촉을 결정한 뒤, 전 변호사에게 이를 문자로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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