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원료물질 부적합 사용·유통 관리 강화..‘음이온 효과’ 광고도 원천봉쇄

[공공뉴스=김승남 기자] 정부가 침대, 마스크 등 신체밀착형제품에 천연방사성 원료물질 사용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또 원료물질을 이용한 음이온제품은 제조·수입이 모두 막히며 개인이 해외에서 직접 구매한 제품은 정부에서 방사선 노출 정도를 측정하고 수거까지 대행한다.

이는 최근 침대 매트리스와 베개, 온수매트, 생리대 등 생활용품에서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검출돼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25일 충남 천안 대진침대 본사에서 당진항서 가져온 라돈침대 매트리스 해체 작업이 이뤄졌다. <사진=뉴시스>

23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에 따르면, 라돈침대 사태로 불거진 생활방사선 제품안전 관리체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생활방사선법 개정을 추진한다.

원안위는 “생활방사선 제품안전 관리체계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난 5월부터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환경부, 산업부, 관세청 등 관계부처와 함께 관련 대책을 마련해왔고 시민단체 및 전문가 간담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원안위는 침대, 베개, 라텍스 등 소량의 원료물질 사용만으로도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신체밀착제품은 원료물질의 사용을 원천적으로 금지한다.

원안위는 이 제도가 시행되면 원료물질이 사용됐더라도 연간 1mSv(밀리시버트) 기준만 충족하면 현재는 부적합제품에 해당하지 않는 침대·마스크 등의 제조·수입이 금지돼 생활방사선 안전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방사선작용을 이용할 목적으로 원료물질을 사용한 가공제품의 제조·수입도 금지된다. 이에 따라 ‘음이온 효과’로 알려진 방사선의 작용이 건강이나 환경에 유익한 것처럼 홍보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뿐만 아니라 현재 원료물질 수입·판매자에게만 적용된 등록제도를 원료물질을 이용한 가공제품 제조·수입업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원안위는 가공제품에 사용되는 원료물질의 종류·농도 등이 안전기준을 충족하는 경우만 등록을 허용해 제품 안전성을 사전 검증한다.

또 원료물질 취급자, 제품제조·수입업자에 대한 정기검사 제도를 신설해 사업자의 안전기준 준수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한다.

아울러 원료물질은 등록업체 간에만 거래를 허용해 원료물질의 불법·무단 유통을 방지하고 등록업체가 원안위에 원료물질 및 가공제품의 취득·판매 현황을 보고하도록 해 유통현황을 철저히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이미 수입·제조돼 유통된 부적합 제품에 대한 신고·조사 체계도 강화된다. 이와 관련, 지난 2일부터 원안위 산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 생활방사선안전센터가 설립돼 부적합 의심제품을 상시 신고·접수 받아 조사하고 있다.

제조·수입업체의 역량만으로 원활한 의심제품 수거가 어려울 경우 원안위 요청에 따라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 유통업체 등이 협조하는 체계도 구축될 예정이다.

이 같은 생활방사선 제품안전 강화대책 추진을 위해 정부는 올해 말까지 생활방사선법 개정을 완료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강화된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특히 원안위는 법 개정 이전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놓은 해외 직접구매(직구) 제품에 대한 수거체계를 운영한다.

현행법상 해외여행 시 현지 구매나 직구 제품은 수거주체가 국내에 별도로 없어 일반적 행정조치가 어렵다. 이에 원안위는 수거주체가 없는 부적합 제품은 원안위와 지자체가 협조해 수거한다.

국민안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적극적 행정의 일환으로, 해외직구 제품에 대한 측정 서비스를 우선 범정부차원에서 추진한다.

해외직구 제품 픅정서비스는 생활방사선안전센터를 통해 인터넷·전화 접수를 받아 측정요원이 직접 방문해 제품을 측정한 후 안전기준을 초과했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소비자 대응 요령을 안내하는 ‘찾아가는 측정서비스’ 방식으로 이뤄진다.

해당 서비스는 개인이 해외에서 직접 구입한 라텍스 제품을 대상으로 우선 실시하고 단계적으로 해외에서 구매한 기타 제품, 폐업한 업체의 제품까지 확대된다.

이번 생활방사선 제품안전 강화대책 추진과 관련 원안위는 “12월초부터 측정인력 1000명과 장비 2000대를 순차적으로 투입해 전국에서 본격적인 측정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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