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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story] 반대만이 능사는 아니다#카풀 서비스:택시기사 생존권 vs 승객 편리성→업계간 상생방안 모색·마련 필요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 버스가 몇 대 없는 동네에 살고 있는 A씨는 택시 어플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 이런 A씨에게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카카오 카풀’은 최대 관심사 중 하나. 요즘 같이 추운 날씨에 택시가 잡히지 않을 땐 카풀이 A씨와 같은 사람들에게는 큰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출퇴근 시간 외에도 야근을 하게 될 시 서울권에서 택시를 잡기도 어렵고, 일부 택시들은 목적지를 가려가면서 승객을 받는 까닭에 A씨는 카풀 서비스가 유난히 반가웠다. 승객의 편의를 생각해서라도 A씨는 개인적으로 카풀의 이용시간을 풀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택시업계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왜 반대하는지도 이해가 가능 상황. 하지만 택시요금마저 오를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서비스 제공자인 택시기사의 생존권과 서비스 이용자인 승객의 선택권은 둘 다 중요한 문제다. 때문에 상생과 공존의 지혜는 필수적. A씨는 이용자로서는 카풀 서비스를 환영하지만 만족감과 편리함 부분 모두에서 택시업계와 승객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결론이 도출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택시·카풀TF-카풀업계 대표자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회가 이달말 카풀 금지법안 논의에 착수하면서 택시와 카풀 업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carpool·승차공유)은 목적지나 방향이 같은 사람들이 한 대의 승용차에 같이 타고 가는 행위를 말한다.

하지만 상업적인 카풀 서비스를 놓고 찬반 여론이 맞서면서 사회적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 택시업계는 국회를 압박하는 차원에서 국회의사당 앞에서 카풀 반대 집회를 열었으며 카풀 업계도 단체 성명을 내고 카풀 금지는 시대에 역행하는 규제라고 비판했다.

# ‘카풀금지법’ 상정..IT업계 “흐름 역행·해외기업 국내잠식 우려”

현재 출·퇴근 시간대에 제한적으로 허용된 카풀 서비스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상정되면서 IT업계와 택시업계 간의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81조 1항에 따르면,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해서는 안 되며, 누구든지 이를 알선해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 그러나 ‘출퇴근 시 승용차를 함께 타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는 단서 조항이 있다.

한동안 IT업계는 이러한 예외조항을 이용해 카풀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문제는 출퇴근 시간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아 해석의 여지가 넓다는 데 있었다.

지난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개정안(이하 여객운수법) 3건을 상정해 논의를 시작했다.

개정안은 ▲카풀 예외 조항을 삭제(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 대표 발의)하거나 ▲출퇴근 시간대를 오전 7~9시, 오후 6~8시로 명시한다는(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 대표 발의) 내용이 골자다. 어떤 개정안이든 통과될 경우 사실상 카풀 사업은 불가능해진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이헌승 자유한국당 의원은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작년에 한 카풀 업체가 출퇴근 시간을 이용자가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카풀 중계 서비스를 도입했기 때문”이라며 “출퇴근 시간을 마음대로 정하면 24시간 카풀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카풀을 이용하는 사람은 24시간 이용할 수 있을지 모르나 카풀 운전자는 출퇴근 때 해야 해서 하루에 2번 이상 못 한다”며 “24시간 카풀 차량 운행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유연 근무제 확산으로) 출퇴근 시간이 분산됐다면 교통혼잡을 이유로 한 (카풀 허용) 예외 조항을 둘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 장관은 “교통 혼잡뿐 아니라 교통 수요에 택시가 정확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며 “택시 잡기에 어려움을 겪는 수요자의 입장도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국토위는 이날 상정된 법안에 대해 소위 차원의 논의를 이어가면서 오는 28일 전체회의를 다시 개최한다.

카풀 사업을 추진해 온 IT업계는 즉각 우려를 표하며 택시업계와의 상생 노력을 약속했다.

스마트모빌리티포럼과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카풀 전면 금지는 전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머지않아 국내 기업은 모두 도태되고 결국 해외 기업이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또 “택시업계의 생존과 경쟁력 강화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숙제”라며 “언제든지 상생을 위한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며 협상 여지를 열어놓기도 했다.

앞서 21일에는 인터넷기업협회가 개정안 통과 반대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공유 경제 분야의 혁신기업 성장을 바라는 산업계와 더 나은 품질의 서비스를 바라는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에서 허용되는 서비스가 우리나라에서만 허용되지 않는 마치 구한말 쇄국정책이 연상되는 규제를 신설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인터넷 산업계는 우리나라가 혁신성장 분야에서 세계적인 주도 국가로 다시 거듭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이며 혁신적인 정책적 결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모빌리티 업계는 국민 여론을 등에 업고 카풀 사업 전개를 강행하는 중이다. 다만 정부가 모호한 태도를 이어가면서 구체적인 사업 방향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불법 카풀 앱 근절 제2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여객법 개정안 국회 통과·자가용 불법 유상운송행위 및 알선(카풀) 근절·택시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카풀 반대” 운전대 놓고 국회 달려간 택시기사들

국토위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상정한 가운데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카풀 근거 규정 폐기를 외치며 국회 앞에 모였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등 4개 단체로 구성된 ‘불법 카풀 관련 택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제2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지난달 18일 광화문광장에서 7만명이 참여한 1차 결의대회를 개최한 이후 한 달여만이다. 

참가자들은 ‘불법 카풀 방치 여객법 삭제’ ‘카풀앱 불법영업 OUT’ 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불법 카풀 짝퉁 4차 산업 강력히 규제하라” “택시업계 다 죽이는 카풀 박살내자” “국회는 불법 카풀법 즉각 개정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김태황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은 “현 정부는 택시를 적폐로 규정하고 대통령이 택시를 개혁하겠다고 한다”며 “우리는 적폐 세력이 아니라 정당한 투쟁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것”이라고 집회 취지를 설명했다.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은 “플랫폼 업체로부터 돈을 받아 승객을 태워주고 요금을 받는 불법 자가용 영업 카풀이 어찌 공유경제라고 할 수 있겠나”며 “아직도 카풀이 공유경제라 믿는 국회의원들은 허상을 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권수 전국개인택시연합회 회장은 “국회의원들은 불법으로 택시 종사자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대기업의 편에 서지 말고 어려움을 겪는 대표적 서민인 100만 택시 가족도 인간답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지금 정부는 똑똑히 듣고 명심하라. 카카오 택시 앱이 생긴 뒤 거의 모든 콜택시 회사가 망하고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경고했다.

국회 국토위원장인 박순자 한국당 의원은 “상임위원장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먼 내일을 보고 희망으로 갈 수 있도록 카풀 문제에 대해 여러분이 만족할 만한 해답이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비대위는 결의문을 통해 “공유경제 운운하며 30만 택시종사자와 100만 택시 가족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카풀 영업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국회가 상업적 카풀 앱을 금지하는 법 개정을 즉각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카카오톡 카풀은 분명 여객법으로 규정한 카풀 취지와 거리가 먼 상업적 목적을 위한 불법 영업행위”라며 “공유경제 운운하며 법률의 틈바구니를 파고들어 자가용의 택시영업을 자행하는 불법 카풀 앱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정부가 자가용 불법유상 영업행위 근절을 위해 철저한 단속과 규제에 나서야 하며 국회는 조속히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면서 “택시 4개 단체를 중심으로 굳게 뭉쳐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81조 단서 조항 폐기와 더불어 ▲카풀 근거 삭제 위한 여객법 개정안 국회 통과 촉구 ▲자가용 불법 유상운송행위 및 알선 근절 촉구 ▲택시 운행질서 확립 및 택시 생존권 보장·공공성 강화 촉구 등을 요구했다.

이 가운데 택시기사 16명이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요구하며 삭발을 단행했다.

카카오 카풀앱 서비스에 대한 조사 결과. <자료=리얼미터>

# 카풀 서비스, 지역·연령·성별·이념성향 막론하고 ‘찬성’ 우세

한편, 카풀 서비스 출시로 택시업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 10명 중 5명 이상은 카풀앱 서비스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로 지난달 19일 실시한 카풀앱 서비스 관련 여론조사에 따르면, ‘시민 편익 증진에 도움이 되므로 찬성한다’는 응답이 56.0%로 집계됐다.

반면 ‘택시기사의 생존권 보호를 위해 반대한다’는 응답은 찬성의 절반 수준인 28.7%, ‘모름·무응답’은 15.3%에 그쳤다.

특히 카풀앱 서비스에 찬성하는 여론은 모든 지역과 연령, 이념성향, 정당 지지층에서 우세한 것으로 드러났다.

카풀 서비스의 잠재 고객이 많은 경기·인천(찬성 60.2%·반대 27.9%)에서 찬성 여론이 가장 높았으며 이어 광주·전라(58.7%·24.1%), 대전·충청·세종(56.6%·22.8%), 서울(56.2%·32.4%), 부산·울산·경남(52.2%·31.5%), 대구·경북(48.2%·28.7%) 순이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출퇴근 시 택시 이용이 잦은 30대(68.6%·23.2%)와 40대(66.0%·23.9%)에서 찬성 여론이 60% 중후반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20대(53.5%·27.7%), 50대(48.5%·35.0%), 60대 이상(47.5%·31.7%) 순으로 찬성이 우세했다.

직업별로는 사무직(69.5%·22.8%)과 노동직(65.4%·19.7%)에서 찬성 여론이 70% 선에 근접하거나 60%대 중반이었고 자영업(54.4%·36.4%)과 가정주부(48.7%·24.2%)에서도 찬성이 우세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지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63.1%·22.6%)과 정의당 지지층(59.8%·22.5%)에서 찬성은 60% 전후였고 바른미래당 지지층(53.6%·29.5%)과 한국당 지지층(49.8%·37.6%)에서도 찬성이 높았다.

해당 조사는 전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7.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택시업계와 카풀 업계 간 대립이 이어지면서 양측 입장과 해석은 좀처럼 차이를 못 좁히고 있다. 중재 역할을 자임한 당정도 갈등 해결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할 처지다.

택시업계는 현재 구인난에 시달리며 택시기사들의 숫자는 줄어드는 한편 택시기사들의 연령대 또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택시 호출량이 많은 오전 출근 시간(7~8시)에 배차 가능한 개인택시 수가 저조한 것.

일각에서는 택시업계와 개별 택시기사를 분리해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높은 사납금 탓에 택시회사는 유복한데 택시기사는 영세한 노동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이에 업계보다는 개별 택시기사의 처우가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상생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김수연 기자  114@00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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