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한 성적 발언·외모 평가·신체접촉 등 발생..소규모 사업장 취약

[공공뉴스=김승남 기자] 아르바이트 근무자 3명 중 1명은 근무 중 성희롱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에서의 성희롱 피해가 66%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아르바이트 청년 성희롱 실태조사. <사진제공=서울시>

3일 서울시가 알바몬, 알바천국과 함께 지난달 12∼21일 전국 아르바이트 청년 6722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1%가 ‘아르바이트 중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피해자 중 여성은 85%, 남성은 15%였다. 연령별로는 20대가 56%로 가장 많았고 30대와 40대가 각각 24%와 11%였다.

성희롱 행위자는 ‘남성 고용주’가 37%로 가장 높았다. 이어 남성 손님(27%), 남성 동료(21%), 여성 고용주(5%), 여성 동료(4%) 순으로 뒤를 이었다.

성희롱 피해가 발생한 사업장의 규모는 ‘4~10인 미만’이 41%로 가장 높았고 ‘1~4인 미만’(25%), ‘30인 이상’(17%), ‘10~30인 미만’(16%) 순이었다.

주요 유형은 ‘불쾌한 성적 발언’이 27%로 가장 많았고 ‘외모 평가’(25%)와 ‘신체접촉’(20%)이 뒤를 이었다. 성차별적 발언(14%), 개별적 만남요구(8%), 술 접대 강요(5%) 등 사례도 있었다.

성희롱 빈도는 월 1∼2회가 29%로 가장 많았으며 거의 매일 발생한다는 응답도 7%로 집계됐다.

이 같은 성희롱을 당한 아르바이트 청년 대다수는 ‘불쾌감과 분노를 느꼈다’(41%)고 답했으며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싶었다’(29%), ‘우울했다’(13%)고도 말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 청년들은 성희롱이 발생했을 때 도움을 받는 방법에 대해 대부분 모른다(68%)고 응답했다.

또 성희롱을 당한 뒤에는 60%가 ‘참고 넘어갔다’고 답했고 15%는 ‘대응 없이 아르바이트를 그만뒀다’고 밝혔다. ‘상담센터 등 관련 기관을 통해 민원 접수했다’는 응답자는 2%에 불과했다.

아울러 현장에서 성희롱 예방교육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었다. 응답자 59%는 성희롱 예방 교육을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청년유니온 등 6개 기관 및 단체와 손잡고 성희롱 근절을 위한 ‘서울 위드유(#WithU)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프로젝트에는 파리바게뜨, 맘스터치 등 프랜차이즈 본부와 가맹점 5000여곳이 동참한다.

서울시는 1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전문강사를 보내 무료 성희롱 예방 교육을 진행한다. 교육을 이수한 사업장에는 알바몬, 알바천국 사이트를 통해 ‘안심일터’ 인증을 부여한다.

10인 미만 사업장은 관련법상 성희롱 예방 교육 의무 대상은 아니지만 사각지대를 없애는 차원에서 예방 교육을 지원한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피해자 지원 매뉴얼 스티커를 제작해 매장에 배포하고 사업주와 아르바이트 청년 등을 ‘안심일터 지킴이’로 위촉할 계획이다. 피해자에게는 무료 법률·심리 상담, 소송 시 변호사 선임비용(건당 100만원) 등을 지원한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사업장 기초노동질서 점검 시 성희롱 예방 교육 이수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알바몬과 알바천국은 1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이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신청할 수 있는 페이지를 만들 방침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아직도 많은 아르바이트 청년들이 성희롱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혼자 고민하고 있다”면서 “성희롱‧성폭력의 사각지대에서 고통 받는 시민의 편에 서울시가 항상 함께한다는 믿음과 용기를 줄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갖고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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