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수연 기자] 비번으로 쉬는 날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고 인명을 구조한 소방관들의 눈부신 활약이 화제가 되고 있다.

가족이나 동료와 시간을 보내다가 갑작스럽게 화재를 목격하고 진화에 나선 소방관들의 사연이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것. 특히 그들은 “누구라도 그 상황이었다면 구조에 나섰을 것”이라며 겸손한 소감을 남겼다.

자칫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던 화재현장에 신속한 초동 대처로 인명피해 없이 화재 진압을 도운 미담이 알려져 주위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논산 찜질방. <사진제공=논산소방서>

◆시간·장소 가리지 않고 불 끄는 그들의 이름은 ‘소방관’

10일 논산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10시42분께 충남 논산시 한 찜질방 건물 2층 사무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계룡소방서 소속 신정훈 소방교는 이날 비번을 맞아 가족과 찜질방을 찾았다가 난데없이 화재 경보음을 듣게 됐다.

신 소방교는 현장으로 달려갔고, 다른 손님들과 함께 사무실 문을 부순 뒤 옥내 소화전을 이용해 불을 진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손님들도 소화기를 들고 화재 진화에 동참했다.

이들의 빠른 대처로 불은 사무실 내부 44㎡를 태우며 500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낸 뒤 7분 만에 꺼졌다.

찜질방과 사우나에 있던 손님 30여명이 재빨리 대피한 덕분에 인명피해는 없었다.

논산소방서 관계자는 “불이 나자 신 소방교가 다른 손님들과 함께 화재를 조기 진화해 불의 확대를 막을 수 있었다”며 “불이 확대됐다면 자칫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했다”고 전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찜질방 관계자가 잠시 사무실을 비운 사이 불이 났다는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앞서 3일에는 휴일을 보내던 한 소방공무원이 심정지 환자를 심폐소생술로 한 생명을 구했다.

2일 오후 1시50분께 비번을 맞은 남양주소방서 119구급대 소속 이정무 소방관은 지인들과 별내동에 위치한 한 축구장에서 축구경기를 하던 중 신모씨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을 발견했다.

이 소방관은 즉시 환자의 상태와 생체리듬을 파악해 심정지 환자임을 인지, 구급대가 올 때까지 신속하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곧이어 도착한 별내, 진건구급대 대원들은 현장에서 제세동기를 적용, 환자에게 전기충격과 함께 전문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오후 2시1분께 환자의 호흡과 맥박이 돌아온 것을 확인해 환자를 인근 병원으로 신속하게 이송했다.

병원 이송 중 환자는 구급차 안에서 의식을 되찾았으며 필요한 응급처치를 적용해 안전하게 환자를 병원에 인계할 수 있었다.

이 소방관의 빠른 대처와 신속한 심폐소생술은 심정지 환자 발생 시 최초 발견자의 초기 심폐소생술의 중요성과 전 국민에 대한 심폐소생술 교육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또 10월25일에도 비번인 소방관이 심폐소생술로 길에 쓰러져 있는 남성의 생명을 구했다.

청주동부소방서에 따르면, 10월24일 오후 4시30분께 상당구 수동의 한 도로에서 정명환 소방교가 인도에 쓰러진 70대 남성 A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목격했다.

정 소방교는 A씨가 호흡과 맥박이 없는 것을 확인, 주변 시민들에게 119신고를 요청하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정 소방교는 “우연히 쓰러진 행인을 목격해 구조에 나섰다”며 “소방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폐타이어 보관소 화재 진압하는 소방관들. <사진제공=인천 영종소방서>

◆동료 결혼식 참석한 소방관들, 식장 인근 화재 진압

한편, 소방대원의 재빠른 대처가 이어지는 가운데 밤샘 근무를 마치고 동료 결혼식에 참석했던 인천 소방관들이 식장 인근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했다.

인천 영종소방서에 따르면, 8일 낮 12시15분께 서울 구로구 개봉동의 한 타이어매장 폐타이어 보관소에서 연기가 발생했다.

당시 영종소방서 소속 이연석 구조대장 등 5명은 인근 식장에서 진행된 결혼식에 참석 후 주차장으로 가던 길에 연기를 발견했다.

이 구조대장 등은 바로 옆 건물에서 옥내 소화전과 소화기를 찾아 소방 호스를 끌고 와 신속하게 화재를 진압했다.

이들의 신속한 진압 덕분에 불길은 금세 잦아들었고, 큰 재산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 구조대장은 “동료의 결혼식을 맞아 모처럼 멋지게 차려 입었지만 소방관이라면 누구나 주저 없이 똑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라며 “화재가 잦은 겨울철 주위를 항상 확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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