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경제 중대기로..신성장동력·패러다임 전환 등 ‘기업 기살리기’ 한목소리

[공공뉴스=박계형 기자] 경제 5단체가 신년사를 통해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의 기(氣)를 살려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는 세계경제가 ‘저성장·저소비’의 하강국면에 진입한데다 국내에선 각종 규제가 기업의 숨통을 조이는 가운데 투자와 경제활동 위축이 어느 때보다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

내년 경영환경은 대내외적 불안 요인들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규제개혁을 통해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조직 내부적으론 혁신이 요구됐다.

(왼쪽부터)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재계는 우선 기업들의 기를 살릴 과감한 규제개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지난 27일 신년사를 통해 “규제개혁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면서 “외국에 있는 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기업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2018년은 희망과 불안이 공존했다”며 “남북 간 화해 분위기가 이어졌고, 수출 또한 든든한 버팀목이 돼 우리 경제를 지탱해준 반면 미‧중 무역 갈등이 지속되고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서 세계 경제 불안감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허 회장은 2019년은 2018년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자동차와 철강 등 주력산업들의 여건이 어려우리라는 전망이 많다”며 “설비투자 위축, 투자기회의 고갈 등 구조적 장기침체의 우려도 있다. 현재로서는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신성장 동력이 뚜렷하지 않은 것이 가장 뼈아픈 대목”이라고 언급했다.

또 허 회장은 한국경제가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고 언급, “1990년대 일본처럼 장기 침체의 길로 들어설 수도 있고, 재도약을 위한 기반을 닦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기업부터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앞장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역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따른 법과 제도의 변화를 강조했다.

박 회장은 “2019년은 ‘변화의 추동력’을 높여 성과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폐쇄적 규제환경, 낮은 생산성, 미흡한 사회 안전망 등에 대한 해법을 실행에 옮겨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기업들의 변화를 요구했다. 그는 “노동과 자본의 양적 투입을 늘리는 기존 방식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더 이상 맞지 않는다”며 “시장에 없는 새로운 가치를 남보다 먼저 창출하려면 개방의 폭은 넓히고, 융합의 문턱은 낮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동시에 제도의 변화 필요성도 촉구했다. 박 회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창업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공한 배경에는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쪽에 힘을 실어주는 제도와 시장생태계의 뒷받침이 있다”며 “우리도 규제를 포함한 법과 제도의 패러다임을 과감히 바꿔 기업으로 하여금 경제·사회적 효용을 창출하는 시도가 활발히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사회 안전망 강화 역시 반드시 필요한 ‘국가 과제’로 꼽았다. 박 회장은 “근로자들의 전직과 실직 지원, 소외 부문에 대한 배려 등을 적극 강화해 ‘경제의 포용성’을 살려가되, 그 운영에 있어 ‘민간의 비용’ 부담을 늘리기보다는 수혜자들에게 ‘직접적인 분배 효과’를 줄 수 있도록 관련 정책들이 설계되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2019년이 기업들이 미래를 내다보며 도전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기살리기’에 모두가 힘을 모으는 한 해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산업현장의 충격이 완화될 수 있도록 탄력·선택적 근로시간제 확대와 특별 연장근로 허용 등 현장맞춤형 보완 입법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노동계를 설득해 기업과 근로자가 상생하는 환경을 조성, 불합리한 규제에 대한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손 회장은 “공정거래법과 상법 등 기업 경영을 위축시킬 수 있는 법 개정이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경총은 기업의 과감한 투자와 경영활동을 저해하려는 움직임에 맞서 경영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2019년에도 미국과 중국 간 통상무역 전쟁이 이어지고 글로벌 교역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무역 패러다임을 기존의 법칙에 따르는 ‘모방형 추격’에서 사람 중심의 창의적 ‘선도형 혁신’으로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은 “글로벌 교역 위축의 위험이 가중되고 4차 산업형명으로 국가간, 기업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며 “무역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 기술과 창조적 아이디어로 새로운 수출 상품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차세대 기술 선점을 위한 과감한 투자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을 키워내야 한다”로 첨언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내년 주력산업 전반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제한 뒤 ‘스마트공장을 통한 혁신’과 ‘협동조합을 통한 협업’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인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가업상속공제 요건 완화, 불합리한 규제개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최저임금 차등화와 주휴수당 폐지, 탄력 근로의 요건 완화 및 기간 연장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노사 간 양보와 배려 속에 노동 유연성 확보와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사회적 대타협도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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